[현장에서/조현우 기자] ‘누가 무죄고 누가 유죄인가’ 가습기 살균제 솜방망이 판결

[현장에서/조현우 기자] ‘누가 무죄고 누가 유죄인가’ 가습기 살균제 솜방망이 판결

기사승인 2017-01-06 16:09:10

[쿠키뉴스=조현우 기자] ‘무죄(無罪)’란 해석하자면 죄가 없음이다.

6일 법원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으로 기소된 신현우 전 옥시레킷벤키저 대표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 그러나 존 리 전 대표에게는 증거부족 등의 이유로 무죄가 선고됐다. 앞서 검찰은 결심공판을 통해 신 전 대표에게는 징역 20년을, 존 리 전 대표에게는 징역 10년을 각각 구형했다.

함께 기소됐던 옥시 전직 연구소장 김모 씨와 조모 씨, 유사제품을 판매한 버터플라이이펙트 오모 전 대표도 징역 7년을 선고받았다. 선임연구원 최모 씨는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와 김원회 전 홈플러스 그로서리매입본부장도 각각 금고 4년과 징역 5년을 선고받았다.

법원은 신 전 대표 판결에 대해 가습기 살균제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충분한 검증을 하지 않았으며 인체에 무해하다고 표시해 참혹한 결과가 발생하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존 리 전 대표에 대해서는 제품의 안정성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당시 옥시의 업무처리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이와 별개로 유죄를 확신하게 할 증명력을 가진 증거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합리적 의심이 충분하지만 이를 증명할만한 증거가 없다는 뜻이다. 결국 법원은 양형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솜방망이 판결을 내렸고, 존 리 대표는 이마저도 피해갔다.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건은 옥시 등 제조사들이 제대로 된 안전검증 없이 제품을 출시해 사망 73명을 포함해 181명의 피해자가 발생한 인재(人災). 181명이라는 피해자 숫자마저도 시민단체 등이 주장하는 1000명과 큰 차이가 있다.

등급나누기역시 피해자들을 매질하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는 2011년 만들어진 판정 기준에 의해 등급이 산정된다. 1, 2등급은 거의 확실하거나 가능성이 커일정한 보상을 받을 수 있지만 가능성이 적거나 가능성이 없는’ 3, 4등급 피해자들은 보상과 동떨어져있다.

존 리 대표에 대한 무죄 판결은알아서 사전에 심각성을 인지하고 가습기 살균제 사용을 중단하지 않은피해자들을 심정적 유죄로 만든 셈이다.

akgn@kukinews.com


조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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