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산타클로스가 ‘무한도전’ 김태호 PD의 소원을 들어준 모양입니다. 김 PD는 지난해 12월 자신의 SNS에 “열심히 고민해도 시간을 빚진 것 같고, 쫓기는 것처럼 가슴이 두근거리고, 택시 할증 시간 끝날 쯤 상쾌하지 못한 마음으로 퇴근하는 회의실 가족들에게 이번 크리스마스에 산타클로스가 선물을 준다면 한 달의 점검 기간과 두 달의 준비 기간을 줬으면 좋겠다”는 글을 게재한 바 있습니다.
간절히 바란 덕분일까요. 김태호 PD는 11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무한도전’이 약 7주 정도의 재정비 기간을 갖는다”고 밝혔습니다. 김태호 PD가 바란 세 달 까지는 아니어도 두 달에 가까운 시간을 얻게 된 셈입니다.
‘무한도전’ 제작진은 설연휴를 포함한 7주간 회의·준비·촬영 전반에 대한 정상화 작업을 진행합니다. 김태호 PD는 정상화 기간 동안 “기존에 해 오던 회의와 녹화는 변함없이 계속 진행 된다”며 휴식이 아닌 재정비임을 강조했습니다. 그 기간 동안 파일럿 프로그램인 ‘사십춘기’ 및 ‘무한도전’ 레전드 재편집분이 ‘무한도전’의 자리를 대체합니다.
MBC 대표 프로그램이자 예능 중의 예능인 ‘무한도전’은 2006년 5월 ‘무모한 도전’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됐습니다. 약 11년간 쉬지 않고 달려온 것입니다. 방송 형식이 정해져 있는 프로그램과 달리 ‘무한도전’은 포맷이 없습니다. 매주 새로운 포맷으로 새로운 방송을 만드는 것이죠. 매주 다른 포맷은 ‘무한도전’의 가장 큰 특징이자 강점이지만, 제작진의 입장에서는 가장 큰 고충일 것입니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김태호 PD는 시즌제에 대한 열망을 드러내기도 했죠. 하지만, 인기와 상징성을 두루 갖춘 ‘무한도전’이기에 방송사는 시즌제를 쉽게 선택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7주간의 정상화 기간은 일종의 타협안인 셈입니다.
간절히 바라던 시간을 갖게 된 ‘무한도전’ 제작진에게 중요한 숙제가 생겼습니다. 바로 멤버 문제죠. 2015년 음주운전으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한 노홍철 대신 ‘무한도전’ 멤버로 합류한 광희는 다음달 군에 입대할 예정입니다. 소속사 측은 11일 “2월 입대 가능성이 크지만, 아직 정확한 날짜는 나오지 않았다. 입대 날짜가 나오면 출연 중인 프로그램을 정리하고 군에 입대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며 프로그램 하차를 기정사실화했습니다.
광희의 군 입대로 다시 공석이 될 자리의 주인은 누구일까요. 첫 번째로 거론된 것은 원래 그 자리에 있었던 방송인 노홍철입니다. 12일 오전 한 매체는 ‘무한도전’에 노홍철이 합류한다고 보도했죠. 이에 노홍철의 소속사 측은 “‘무한도전’ 합류는 금시초문”이라며 “본인에게 입장을 확인한 뒤 구체적으로 결정되면 말씀드리겠다”는 조심스러운 태도를 보였습니다.
영광과 부담이 큰 자리인 만큼 새 멤버 합류는 쉽게 결정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노홍철의 경우 그를 그리워하는 시청도 있지만, 음주운전 사건으로 인해 하차한 만큼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습니다. 7주간의 고민 끝에 ‘무한도전’이 내놓을 결과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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