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은지 기자]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씨가 KBS로부터 방송 출연 금지를 당했다고 밝혀 파문이 일었다. KBS는 해당 발언을 부인하며 유감을 밝혔다.
황씨는 18일 오후 자신의 SNS를 통해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지지하는 전문가그룹인 '더불어포럼'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최근 KBS로부터 출연 금지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황씨가 올린 글에 따르면 지난해 연말 황씨는 KBS 아침마당 목요특강 출연섭외를 받고, 지난 6일 출연진과 만나 '맛있는 식재료 고르는 요령'이라는 주제를 강연하기로 했다. 그러나 황씨는 지난 16일 작가로부터 "특정 정치인을 지지하는 분은 출연이 어렵다는 결정이 내려졌다"는 통보를 받았다. 황씨가 더불어포럼 공동대표로 참여했다는 이유에서다.
더불어포럼은 문 전 대표를 지지하는 전문가 모임으로, 황씨를 비롯해 김응용 전 해태타이거즈 감독, 안도현 시인 등 유명인사들이 속해 있다.
황씨는 이후 17일 담당 PD로부터 재차 같은 내용의 발언을 들었다. 담당 PD는 황씨에게 "문 전 대표뿐 아니라 여타의 정치인을 지지하는 사람들도 똑같이 방송 출연을 금지하는 것으로 결정했다"고 말했으며, 황씨가 "KBS 전체의 의사 결정이냐"고 묻자, "교양제작국 단위의 결정"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황씨는 "내 주머닛돈으로 시청료 꼬박꼬박 내는 공영방송 KBS에 이런 식으로 협박을 당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KBS 블랙리스트인 셈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반드시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KBS 측은 19일 "황교익 씨가 '더불어포럼' 공동대표로 참여한 것을 인지하고 사실 상의 대선정국 돌입한 현 시점의 민감성을 감안해 출연 시기를 잠정 연기해 줄 것을 권유했으나 황교익 씨는 부당한 이유라며 이를 거부하고 문제를 제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해명했다.
이어 "제작진이 황교익 씨에게 출연 정지를 통보한 것은 공영방송인 KBS가 대선이라는 민감한 사안에 엄정한 중립을 지키기 위해서 여야 구분없이 모든 유력 대선후보에 대해 적용하는 원칙으로 오래 전부터 '아침마당'에서도 지켜왔던 관례"라며 "매우 자의적인 해석과 주장으로 KBS와 제작진의 명예와 제작자율성을 훼손하는 행위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onbg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