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왕국 신라, 그 영광의 ‘처음과 끝’

천년왕국 신라, 그 영광의 ‘처음과 끝’

기사승인 2017-01-24 15:27:29

[기획-경북, 문화로 대한민국의 격을 높이다] 1. 5년 만에 ‘신라사대계’ 편찬
광복이후 최대의 신라 역사서… 전문가 136명 총동원, 30권으로 펴내

[쿠키뉴스 안동=김희정 기자] 경상북도는 역사적으로 축적된 풍부한 문화자원을 바탕으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문화혁명의 시기이자 첨단 기술혁명의 시대인 21세기에 민족자존을 되찾고 ‘우리’를 하나로 묶어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정체성’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경북도는 이를 통해 지역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키고 경북의 위상은 물론, 나아가 대한민국의 격을 드높이고 있다. 우리 민족의 뿌리 깊은 전통을 계승하고 대한민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새로운 이정표가 되고 있는 경북의 문화사업 성과를 살펴본다. <편집자 주>

 

◆ 신라사대계, 베일을 벗기까지
지난해 12월 총 30권에 달하는 ‘신라사대계(新羅史大系)’가 편찬을 마치고 세간에 공개됐다. 천년왕국 신라가 방대한 분량의 역사책을 통해 부활한 것이다.

신라역사를 모아 정리한 ‘신라사대계’의 정식 이름은 ‘신라 천년 역사와 문화’이다. 연구총서 22권, 자료집 8권으로 구성됐다.

‘신라사 어떻게 쓸 것인가’학술대회 개최를 시점으로 펴내기까지 장장 5년이 걸렸다. 광복이후 최대의 신라 관련 대중연구 역사서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충남도는 2008년 백제문화사대계 15권을 편찬했고, 동북아역사재단은 고구려사에 대한 연구 성과를 담은 연구서적 및 개설서를 지속적으로 출간해오고 있다.

반면 신라는 최초의 통일국가이자, 삼국통일을 이루고 천 년을 이어온 민족문화의 원류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정리된 연구서가 없는 등 단편적인 연구에 그쳐왔다. 

이에 경북도는 2011년부터 24억원을 투입해 신라의 터전인 경북과 경북인의 정신을 조명하고 경북의 정체성 확립을 위해 삼국유사 목판사업과 함께 신라사대계 편찬사업을 추진했다.

그리고 지난해 12월 8일 경주화백컨벤션센터에서 ‘신라 천년 역사와 문화’ 발간 보고회를 갖고 신라사대계 편찬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음을 공식 선언했다.

 

신라사대계 편찬사업은 이기동 한국학중앙연구원장이 편찬위원장, 노중국 계명대 명예교수가 편집위원장을 맡았다. 고대사와 신라사 전문가 136명이 편찬에 참여해 원고 집필과 교열·교정, 윤문과 감수를 했다.

국내 신라사 관련 전공자는 모두 참여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해 7월 전 30권에 대한 1차 원고를 마감했고, 경북도 문화재연구원이 최종 수정 작업을 맡았다.

집필진들은 방대한 역사자료를 분석하고 동아시아에 흩어진 문헌자료, 고고학자료 발굴, 신라 고비(古碑), 미술자료를 정리하고 답사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당초 계획보다 수차례 사업기간을 연장하는 등 집필과 자료 확보에 어려움이 많았다. 이들의 땀과 열정의 결정체인 ‘신라 천년의 역사와 문화’는 연구총서 22권과 자료집 8권 등 30권으로 편찬됐다.

◆ 신라사대계 내용과 편찬의 의미
이기동 편찬위원장은 “신라를 체계적으로 새롭게 인식할 수 있는 획기적인 역사서”라고 평가했고, 노중국 편집위원장은 “적어도 앞으로 50년 동안 이런 책은 나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하며 ‘신라사대계’의 가치를 강조하기도 했다.

더욱이 도는 지난해 도청을 안동·예천으로 이전하고 새로운 경북시대의 힘찬 출발을 온 세상에 알렸다. 이러한 새 출발의 시기에  ‘신라사대계’의 완성은 그 의미가 남다르다. 새로운 천년을 여는 경북의 여정에 정신적·문화적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연구총서는 200자 원고지 3만3000여장 분량이다. 자료집은 사진 5400여장 등 총 1만 2000여 쪽의 방대한 양이 담겼다.

도는 연구총서와 자료집을 국문, 영문, 중문, 일문 각 2권씩 축약본도 발간했다.

 

연구총서의 표지는 신라시대 골품제도에 따른 백관의 의복색인 자색, 비색, 청색 등으로 구성했으며, 자료집은 황금의 시대를 상징화한 금색으로 디자인했다.

도표, 그림, 사진을 많이 담았고 사전식으로 구성함으로써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대중성에 중점을 뒀다.

전체 내용은 신라의 출발인 사로국 태동에서부터 고려로 이어진 시대 흐름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학계의 연구 성과를 중심으로 정리했다.

신라 삼국통일이 한국문화 원류를 형성했다는 관점에서 삼국통일의 역사적 가치를 재조명하고 신라 언어, 문학, 의식주, 예술 등 생활분야 서술 비중을 높였다.

총서 제1권(신라사 총론)은 신라사의 배경이 되는 자연·인문학적 환경과 지금까지 연구 현황, 신라사가 제시하는 오늘날의 의미를 담았다. 이후 22권까지 신라의 건국과 성장, 신라의 통치제도, 신라 사회의 구조와 신분제, 신라의 산업과 경제, 국제교류, 생활과 문화예술, 신라사 속의 인물들을 총망라한 내용이 이어진다.

자료집은 신라사 연구의 기초라 할 수 있는 유적, 유물과 금석문 등 고고학과 미술사 분야의 사진자료들을 취합해 지금까지 조사, 확인된 자료들을 시대와 주제에 맞게 편집했다.

도는 발간된 도서를 국공립도서관, 대학, 역사학회 등에 배포해 국민 역사의식 함양과 미래 통일의 교육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신라의 복식, 신화, 전설 등을 소재로 다양한 문화관광 콘텐츠를 개발하고, 신라사와 백제사 공동연구 및 교류 학술전, 실크로드 국가들과의 국제포럼 개최, 해외 문화원에 신라사 소개 등 신라사를 통한 ‘문화소통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이미 신라는 오래전 사라진 나라이지만 그 역사와 문화를 통해 현재를 살고 미래를 살아갈 수 있다. 역사와 문화를 찾는 것은 우리의 정신과 혼을 찾는 일”이라며 “신라 없는 대한민국은 있을 수 없다. 신라사대계 편찬사업은 우리 민족의 자존을 되찾고 정체성을 바로세우는 역사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역경을 극복하는 강한 정신, 대립보다 배려와 통합의 나라 신라 정신이 천년을 넘어 현재의 이 혼란과 위기의 시기에 더욱 요구되고 있다”면서 “경북은 역사의 구비마다 앞장서 왔다. 나라와 공동체를 먼저 생각하고 국민적 통합을 이끌어가는 그 정신이 서려 있다. 도는 신라천년의 문화와 정체성을 되살려 통일한국의 미래상을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shine@kukinews.com

김희정 기자
shine@kukinews.com
김희정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