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사임당, 빛의 일기’(이하 ‘사임당’)의 규모를 설명할 수 있는 숫자는 여러 개다. 2년을 제작했고 약 216억 원의 제작비가 투입됐으며 이미 14개국과 드라마 방영 판권 계약을 마쳤다. 이것만으로도 기대작임을 설명할 수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숫자가 남았다. ‘사임당’은 배우 이영애가 13년 만의 복귀를 위해 선택한 작품으로 큰 주목을 받았다.
24일 오후 2시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 크리스탈볼룸홀에서 ‘사임당’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배우 이영애를 비롯해 송승헌, 오윤아, 양세종이 참석했다. 연출을 맡은 윤상호 PD와 대본을 집필한 박은령 작가도 함께 자리해 작품 설명을 도왔다.
‘사임당’은 현대와 과거를 오가는 퓨전 사극을 표방한다. 한국미술사를 전공한 시간강사 서지윤(이영애)가 이탈리아에서 우연히 사임당(이영애)의 일기를 발견하고 이에 얽힌 비밀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풀어내는 독특한 형식이다. 이에 관해 윤상호 PD는 “‘퓨전 사극’이라는 장르가 다소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사임당’은 현대와 과거를 평행 구조로 끌고 가는 것이 특징이다”라며 “사극 자체는 매우 정통적인 냄새가 강하다. 가벼운 형식이나 기술로 사극을 포장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은령 작가가 주목한 것은 조선시대 사임당이 ‘워킹맘’이었다는 사실이다. 박 작가는 “자신의 재능과 예술가로서의 삶이 중요했던 여자가 어떻게 삶을 조화시키면서 살았는지를 표현해 보고자 했다”고 밝혔다. 이어 “사임당이 매우 능동적으로 자신의 운명을 선택하고 적극적으로 개척해 나가면서 살아간 것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13년 만의 작품으로 ‘사임당’을 선택한 이영애는 “출연을 결정한 것은 무엇보다 대본이 재미있었기 때문”이라며 “현재 5만 원 권에 박제된 사임당의 반듯한 이미지보다 새로운 사임당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이영애는 기존에 알려진 사임당의 단아한 모습뿐 아니라 예술가로서 불같고 열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자 고민하며 새롭게 사임당이라는 인물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새로운 인물을 그리고자했지만 ‘사임당’은 13년 전 이영애가 연기한 ‘대장금’과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이영애는 ‘대장금’과 ‘사임당’의 이미지가 겹칠 수 있다는 것을 부정하지 않았다. 이영애는 “윤상호 연출과 시청자가 ’사임당‘을 통해 ’대장금‘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제가 미혼이었을 때 연기한 ‘대장금’보다 ‘사임당’의 연기 색이 깊어지고 폭이 넓어졌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하며 웃었다.
이날 자리한 모든 배우는 작품에 출연한 계기가 ‘이영애’였다고 고백했다. ‘사임당’은 이영애가 출연한다는 소식만으로 거절할 이유가 없었던 작품인 셈이다. 송승헌은 “제가 연기를 하면서 이영애 선배와 함께 작품을 할 수 있으리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며 “13년 만의 작품으로 선택한 ‘사임당’이라면 긴말이 필요 없겠다는 믿음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에 이영애는 “13년 만에 카메라 앞에 서서 부족한 부분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함께한 배우들과 제작진이 많이 도와줘서 무사히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며 “선후배를 떠나 배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말해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모든 공을 돌렸다. 이어 “좋은 메시지와 영향을 전할 수 있는 작품으로 배우로서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해 지속적인 작품 활동을 예고했다.
이영애는 ‘사임당’으로 당대 최고의 화가였던 사임당이 재조명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한 줄의 기록을 바탕으로 새롭게 탄생한 ‘대장금’처럼 사실을 근간에 두고 새로운 시선과 상상력을 더했다는 ‘사임당’은 시청자에게 현모와 양처가 아닌 예술가 사임당을 보여줄 수 있을까.
‘사임당’은 오는 26일 오후 10시 1·2회 연속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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