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고·특목고 캠프 ‘위법 운영’ 지적… 해당 학교들 “왜곡된 조사”

자사고·특목고 캠프 ‘위법 운영’ 지적… 해당 학교들 “왜곡된 조사”

기사승인 2017-02-10 15:27:03

사교육걱정없는세상. 13개교 어학캠프 실태 공개… “교육부 운영기준 위반”

학교들 “입시·타교과 프로그램 없다”

[쿠키뉴스=김성일 기자] 외고와 국제고 등이 운영하는 방학 어학캠프가 입시 대비 프로그램으로 변질돼 운영 중이라는 교육단체의 지적이 나왔다. 해당 학교들은 단체가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며 반박 입장을 전했다.

교육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교육걱정)은 9일 기자회견을 열어 전국 국제고, 외고, 자사고 59곳 중 방학 어학캠프를 운영하는 13개 학교의 캠프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하나고와 외대부고, 민족사관고, 대원국제중, 대원외고 등 5개 학교는 자소서 첨삭, 소논문 작성, 해당 학교 지원 위한 학습법 소개 등 영어 캠프를 통해 사실상 해당 학교 입시대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다.

사교육걱정은 “참가자의 70%가 자교 입학 희망자라는 사실을 홈페이지에 공개한 하나고와 외대부고, 민족사관고, 대원국제중, 대원외고 캠프의 경우 학교 입시를 대비하는 성격이 짙다”고 밝혔다.

외대부고, 민족사관고, 청심국제중고, 하나고, 대원외고, 대원국제중, 명덕외고, 과천외고는 외국어 외에도 수학, 과학, 인문학, 진로 컨설팅 등 다른 교육 프로그램을 캠프에 포함시켰다. 사교육걱정은 “‘외국어 활용능력 향상을 위한 캠프 운영 원칙’이라는 교육부 기준을 위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 학교들이 선행학습을 조장하고 있다는 문제 제기도 있었다. 용인외대부고(초5∼중2)와 청심국제중고(초3∼6)는 참가자 선발 과정에서 초등생들을 대상으로 선행학습 없이는 불가능한 영어 에세이 평가를 실시하고, 하나고는 자기주도 학습으로 수학 선행학습을 한다고 사교육걱정은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학교 운영비로 활용할 수 있는 캠프 수익금 규모나 수익금이 학교 운영비로 어떻게 쓰였는지 등을 관리·감독하는 기관이 없는 것에 대해서도 비판이 이어졌다.

사교육걱정 조사에서 민족사관고는 연 2회에 걸쳐 350명의 학생에게 350만원씩 받아 연 24억 5천만원을 가져간 것으로 추정되지만, 2015년 기준 기타 수입은 2억원에 불과했다.

사교육걱정은 “교육부는 공교육정상화 및 선행교육 규제법에 따라 영어, 수학, 과학 등 주요과목에서 선행 교육을 유발하는 어학캠프를 즉각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들은 조사 결과가 크게 왜곡됐다는 입장이다.

A학교 관계자는 “프로그램 중 ‘나의 미래’에 대해 글을 쓰고 첨삭해주는 시간이 있는데, 이것을 어떻게 입시를 목적으로 한 운영이라 할 수 있는가”라면서 “캠프에서 글쓰기를 하지 말라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캠프 프로그램은 기본 지침에 따라 운영하는 것으로, 학교에서 임의로 만들고 운영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어 B학교 관계자는 “수학이나 과학 등과 연관된 내용이 영어 지문에 포함될 순 있지만, 영어 외 다른 특정 과목을 가르친 사실이 없다”며 “영어를 기반으로 한 활동수업 및 실험을 한 뒤 이를 발표하고 보고서 등을 써보는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C학교 측은 “비용은 교육청이 정한 기준에 따라 적용된다”며 “교육청이 매번 나와 감사를 실시한다”고 말했고, D학교 관계자는 “각 학교 홈페이지를 보면 ‘학교 알리미’라는 게 있는데, 이를 통해 학교 또는 법인의 예산 결산 내용 즉, 언제 얼마를 벌었고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등을 모두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E학교 관계자는 “순기능에 대해선 왜 인정을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며 “현재도 훨씬 더 비싼 외국 프로그램을 신청해 나가는 학생들이 많은데, 그 중 일부는 국내 캠프를 통해 재미있고 효과적인 프로그램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ivemic@kukinews.com

김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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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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