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규양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상임감사 “감사는 ‘잘 듣는 일’에서 출발”

이규양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상임감사 “감사는 ‘잘 듣는 일’에서 출발”

기사승인 2017-02-16 10:45:15

[쿠키뉴스=양병하 기자] 공기업의 윤리와 도덕성이 점점 더 강조되면서 감사업무의 중요성도 더욱 크게 부각되고 있다. 청렴한 기업이 되기 위해서는 내부규범을 강화하기 전에 구성원들의 인식, 심리, 가치관 등을 긍정적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투명한 윤리기업문화 확립이 선행돼야 하기 때문이다.

청렴하고 투명한 기업문화가 정착돼야 직원들의 부패·비리 척결 및 반부패 청렴수준의 성과가 향상될 수 있다. 구성원들의 법규준수 여부를 판단하거나 징계하는 사후 조치보다는 다양한 청렴윤리활동을 통해 직원들의 의식 개선을 유도하는 것이 감사실의 중요한 역할이다.

이런 점에서 이규양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상임감사가 주목된다. 지난해 1월 취임한 그는 구성원들의 청렴수준 향상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짧은 기간에 괄목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이 상임감사는 취임 직후부터 매월 임원진과 티타임을 갖고 있으며, 지난해 4월과 7월에는 청렴혁신추진기획단 회의를 개최했다. 3급 차장으로 구성된 청렴혁신실천리더, 45급 직원들의 청렴동아리 모임 일급수’, 신입사원 등 구성원들과 연중 소통의 장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전직원을 대상으로 청렴교육을 실시했고, 청렴을 주제로 한 대국민 홍보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그 덕분에 aT는 지난해 국민권익위원회 주관 청렴도 평가에서 전년 대비 1등급 상승한 우수 등급을 달성했다.

이런 성과를 인정받은 이 상임감사가 오는 327일 서울에서 개최되는 ‘2017 미래감사포럼조직위원장을 맡았다. 본지 주최로 열리는 이번 포럼은 정부부처 감사관은 물론, 공공기관 상임감사, 감사위원들이 한 자리에 모여 감사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감사인의 역할에 대해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감사 담당자들이 주인이 돼 허심탄회하게 소통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 상임감사는 공공기관 감사인뿐 아니라 모든 감사 관계자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으며, 특히 올해 처음 열리는 감사 관련 포럼인 만큼 알차게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공기관 상임감사를 대표해 ‘2017 미래감사포럼조직위원장으로 위촉된 소감은.

우선 조직위원장으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준 점에 감사의 뜻을 전한다. ‘2017 미래감사포럼은 공공기관 감사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감사인의 역할에 대해서 함께 토론하고 고민하는 자리다. 현재 감사업무를 담당하는 공공기관의 상임감사 또는 감사위원이 주인이 돼 서로 소통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다. 감사의 직책이란 크게 보면 조직의 현안을 파악하고 진단해 이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라고 본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바로 이러한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조선 중기 명신이자 학자인 율곡 이이는 언로개색(言路開塞) 흥망소계(興亡所係)’라 했다. ‘언로가 열렸느냐 막혔느냐에 따라 나라가 흥하고 망하는 것이 달려 있다는 뜻으로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이번 포럼에 참석하는 모든 감사인간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도록 조직위원장으로서 면밀하게 준비하도록 하겠다.

 

-포럼에서 주로 논의될 공공기관 감사업무의 중요성과 감사인의 역할에 대해 어떻게 요약할 수 있는가.

감사를 영어로는 ‘Auditor’라고 하고, 감사 행위는 ‘Audit’라고 한다. 두 단어의 어원을 거슬러 올라가 보면 듣다라는 의미의 라틴어 ‘audire’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결국 감사는 잘 듣는 일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다. 가장 훌륭한 의사는 병을 잘 고치는 의사가 아니라 병에 걸리기 전에 미리 건강한 몸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는 의사다. 감사도 마찬가지다. 사고가 터진 후 아무리 수습을 잘해도 사고를 미연에 방지 하는 것만 못하다. 그래서 사전예방 감사가 중요한데, 효과적인 예방 감사가 되려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진단과 예측을 잘 해야 된다. 감사인이 진단과 예측을 잘 하기 위해서는 항상 경청하고 소통해야 한다. 진솔한 소통을 했을 때에만 상대방이 마음의 문을 열고, 마음의 문이 열려야만 피상적 문제점이 아닌 내재적이고 근원적인 문제를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상임감사로 취임한 후 솔선수범을 통해 청렴실천문화 정착에 앞장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그간 어떻게 활동했나.

그동안 aT는 설립목적에 따른 공공성보다는 경영효율성에 초점이 맞춰져 운영되고 있었다. 취임 후 대내외 다양한 채널을 통해 aT의 기능이 농어업인의 소득증진과 국민경제의 균형 있는 발전에 부합될 수 있도록 공공정책 강화를 강조했다. 정부에서도 공공기관의 설립목적에 부합하는 공공성 평가를 강화해 경영효율성과 균형을 맞춰 나갈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 aT를 포함해 광주·전남혁신도시 소재 8개 공공기관과 전남교육청, 나주시청이 청렴클러스터를 구성해 지난해 530일부터 63일까지 빛가람청렴문화제를 개최했다. 이때 10개 기관 기관장과 감사가 청렴실천 서약을 하고 실천 의지를 표명했다. 또 지역사회를 구성하는 다양한 계층들이 참여해 고위공직자 청렴교육(기관 임직원), 청렴공모전(학생), 청렴멘토링(대학생), 기업윤리워크숍(이해관계자), 청렴영화·연극·콘서트·걷기대회(지역주민) 등을 열었다. 그리고 국민을 대상으로 aT의 청렴실천 사례와 청렴의 중요성 등을 알리기 위해 인터넷 기고, 칼럼 등을 적극적으로 했다. 그러면서 내부직원과 대화의 장을 마련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일에 역점을 두었다.

 

-평소 직원들과의 소통을 강조한다고 들었는데.

부서장들과는 청렴혁신추진기획단 회의를 통해 공사의 반부패·청렴정책 방향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청렴혁신실천리더 대상 청렴워크숍을 개최함으로써 중간관리자로서 청렴문화 정착을 위한 역할에 대해 토론을 진행했다. 신입사원과 ‘Clean Tea Time’을 마련해 청렴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사내 청렴동아리 일급수회원들과 소통의 장도 마련했다. 청렴 공모전·퀴즈 등을 개최해 어렵게 느껴졌던 청렴에 대한 이야기를 전 직원이 함께 공유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했다. 청탁금지법 시행 이전에 청탁금지법 TF를 설치·운영해 체계적인 상담·교육·홍보를 통해 위반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노력했다. 본사 직원 대상의 청렴 교육(2)15개 사업소·지역본부의 순회교육도 모두 마쳤다. 감사실에서 자체적으로 청렴실천 노력 지표를 마련해 최고점수를 받은 부서와 직원에게 포상금을 수여하고 해외연수의 기회도 제공하기도 했다. 덕분에 지난해에는 국민권익위원회에서 평가하는 연례 공공기관 청렴도와 부패방지시책평가에서 전년보다 한 등급씩 올라 우수기관이 됐다.

 

-‘2017 미래감사포럼조직위원장으로서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감사인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는.

공공기관은 설립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시대적 흐름에 따라 그 기능을 꾸준히 변화시키고 공공성과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야 한다. 변화는 지금까지 조직에서 답습해왔던 관행이나 인습을 버리는 것으로부터 시작돼야 한다. 하지만 관행이나 인습은 오래된 구두같아서 편하고 익숙하다. 익숙한 나머지 바꿀 필요 자체를 느끼지 못하기도 한다. 이처럼 무의식적으로 반복되는 잘못된 관행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역사학자 토인비도 역사 속 실패의 절반은 성공의 기억에서 비롯된다고 했다. 관행에 대한 맹신, 변화불감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관행을 깨고 변화하는 것은 쉬운 일은 아니다. ‘우리만 변한다고 세상이 달라지겠어?’라는 회의가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변하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 반대로 세상은 변하는데 우리만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큰 문제다. 스스로 변할 것인가, 아니면 타의에 의해 변화될 것인가, 선택지가 이 두 가지밖에 없다면 전자를 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공공기관의 감사인은 조직의 재무 건전성과 운영 효율성 제고와 더불어 변화와 혁신을 이끌어내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아울러 청렴실천 생활화를 솔선수범하고 감사인의 윤리수준을 스스로 높여 조직의 모범이 돼야 한다. 감사인에게 청렴은 단순히 지키면 좋은 것이 아니라, 지켜야 사는 것으로 인식돼야 한다. 매일 산소를 마시는 것처럼 청렴문화가 자연스럽고 당연한 것이 돼야 한다.

 

<이규양 상임감사>

-1951428
-민주자유당 대변인실 행정실장
-13, 14대 국회의장 비서실 공보비서관
-자유민주연합 대변인
-16대 국회의장 비서실 공보수석비서관
-한나라당 중앙홍보위원회 부위원장
-국민보건정책협의회 이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상임감사
     ‘2017 미래감사포럼조직위원장


md5945@kukinews.com

이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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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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