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학부모 100여명 모여 철회 집회
지지서명 및 응원글 이어져
[쿠키뉴스=김성일 기자] 전국에서 유일하게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한 경북 경산의 문명고 학생들과 학부모들 100여명이 20일 오전 연구학교 철회를 촉구하는 집회를 벌였다.
학생들은 이날 집회에서 “독단적인 교장 선생님의 판단에 의해 추진된 일을 찬성할 수 없다”며 ‘국정교과서 철회’, ‘학교 주인은 재단이 아닌 학생이다’ 등의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어 올렸다. 이어 “국정화 반대한다”, “교장 선생님 각성하라” 등 구호를 연이어 외쳤다.
집회에 참여한 한 학부모는 “정치 이념 논리로 인해 학생들이 있는 학교가 흔들리는 상황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문명고 학생회는 지난 18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서명운동방을 마련하고 ‘문명고 국정교과서 연구학교 지정을 철회해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20일 오전 11시30분 현재 서명인원은 9,700명을 넘어섰다.
학생회는 힘을 보태는 지지서명들과 응원 글 등을 확인하고, 기존 서명 목표(10,000명)를 15,000명으로 수정했다. 서명운동은 22일까지 이어진다.
학생회 측은 지지를 호소하는 글을 통해 “문명고등학교는 반대하는 선생님들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의견들을 묵살한 채 국정교과서 연구학교를 신청했고, 반대했던 선생님들에게는 불이익을 주었다”며 “이는 분명히 비교육적인 행위이며 비민주적인 행위다”라고 강조했다.
또 “교장선생님과 이사장님께서는 외부와의 연락을 차단하시고 책임을 회피하시려 한다”면서 “지금도 뉴스는 저희 학교를 비판하고, 일부 네티즌들은 우리 학생들을 비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명고는 19일 오후 학교 공식 전화번호로 재학생에게 ‘2월20일(월)∼21일(화)은 자율학습 운영을 하지 않습니다’란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전송해 학생들이 철회 집회를 못하도록 조치한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학생 및 학부모들의 거센 항의에 부딪힌 문명고 김태동 교장은 20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반대하고 있는 점이 마음에 걸린다. 상황을 좀더 지켜보겠다”며 연구학교 추진을 변경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