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해결력 가르는 ‘독서’… 초등 연령대별 접근 중요

문제해결력 가르는 ‘독서’… 초등 연령대별 접근 중요

기사승인 2017-02-22 17:10:22

[쿠키뉴스=김성일 기자] 올해부터 ‘2015년 개정 교육과정’이 순차적으로 적용된다. 개정의 기본 방향은 다양한 영역에 대한 통합사고력과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키울 수 있도록 교과목을 개편하고 학생들을 인문학적 상상력과 과학기술 창조력을 갖춘 창의융합형 인재로 성장하게 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토의·토론·실습·체험·프로젝트 수업 등 학생들이 직접 참여하는 형태의 수업이 늘고, 집중력과 사고력을 요하는 주제 중심 통합 학습 비중도 커진다.

교육과정 개정에 맞춰 문제해결력과 통합사고력, 집중력을 키우는 방법으로 전문가들은 독서를 꼽는다. 오용순 한우리독서토론논술연구소 소장은 “독서는 글을 읽고 쓰는 능력 이상을 키우는 교육”이라며 “다양한 책을 읽으며 깊이 있는 배경 지식을 쌓고, 토의·토론 및 글쓰기, 말하기 활동을 통해 이해력·논리력·비판력·창의력을 바탕으로 문제해결능력까지 함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효과적인 독서 교육의 첫 걸음은 연령대별 발달 단계를 고려한 수준별 학습을 진행하는 것이다. 오 소장은 “맞춤 독서를 통해 아이들의 학습 기초 체력과 역량을 강화시켜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오 소장의 도움으로 초등학생을 위한 연령대별 독서 접근법 및 활용법에 대해 알아본다.

◇ 초등 1·2학년 ‘언어놀이로 높이는 어휘력’
 
초등 1·2학년은 시간과 순서에 대한 개념이 생기기 시작하고, 문자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가 발달해 언어 사용의 즐거움을 느끼게 된다. 유아기 아동들이 자기중심적 언어를 사용하는 데 반해 이 시기 아이들은 상대를 고려해 명확한 의사소통을 한다. 무생물에도 생명이 있다고 생각하던 물활론적 사고에서 벗어나 현실적인 대상에 흥미를 보이며, 상상력과 호기심이 강해 스스로 이야기를 창작하는 등 창의적인 활동을 즐긴다.

이 시기 아이들이 언어를 빠르게 습득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책 속 의성어·의태어를 활용한 스피드 퀴즈, 끝말잇기, 스무고개 등 언어놀이를 통해 언어 사용의 즐거움과 활용 능력을 키워주면 좋다. 문자의 모양과 소리 간 관계를 알게 돼 글을 해독할 수 있기 때문에 책을 명확하게 소리 내어 읽어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책을 읽은 후에는 느낌과 소감을 놓고 이야기 나누거나 소재, 내용을 이용해 짧은 글 짓기로 마무리하면 아이의 통합 사고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학교생활과 교과 공부가 하루의 중심인 만큼 교과 연계 독서 활동을 진행하는 것도 좋다. 초등 1학년 통합교과 학습 목표 중 하나인 ‘생활에 필요한 물건을 사는 방법을 안다’와 연계할 경우 올바른 소비 습관을 길러 주는 그림책 ‘또 마트에 간 게 실수야!’(엘리즈 그라벨 글, 토토북 펴냄)를 읽으면서 잘못된 소비 습관을 알아보고 효과적인 소비를 위한 방법에 대해 의견을 더하면 교과 배경 지식과 사고력을 키울 수 있다. 

◇ 초등 3·4학년 ‘편독하지 않도록 돕는 게 중요’

초등 3·4학년은 자신의 경험에 대한 평가 능력을 갖기 시작하고, 언어 발달이 정교해져 구체적인 어휘와 추상적인 어휘의 구분이 가능해진다. 책에 대한 기호의 편차가 뚜렷해져 독서 수준에 개인차가 나타나며, 자기중심적 사고에서 벗어나 객관적인 사고를 하는 시기라고 볼 수 있다.

책 읽기에 있어 도서 선택의 주도권을 주되 편독하지 않도록 돕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특히 이 시기 아이들은 만화를 좋아하므로, 이를 무조건 막기보다는 만화와 같은 주제의 다른 책을 권해 책에 흥미를 가질 수 있도록 해야겠다. 독후 활동 결과를 모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도와준다면 올바른 독서 습관 형성에 도움이 된다.

독서 토의·토론 활동을 시작해 친구들과 서로 다른 의견을 주고받을 수 있도록 지도한다면 공동체 협업 능력의 기초를 다질 수 있다. 예를 들어 ‘웃음꽃이 핀 우리 문화유산’(김은의 글, 다림 펴냄)을 읽고 민화 속 호랑이가 우스꽝스럽게 생긴 이유에 대해 다양하게 이야기해보거나 ‘달팽이와 나’(클레르 르노 글, 스푼북 펴냄)를 본 뒤 주인공에게 배울 점을 찾아보고 친하지 않은 친구와 가까워지는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 초등 5·6학년 ‘다양한 작품으로 채우는 호기심’
 
초등 5·6학년은 사춘기가 다가오며 본격적인 질풍노도를 겪는 때다. 신체·심리적으로 큰 변화가 찾아와 알 수 없는 불안을 느끼는 한편, 지적 호기심이 많아지고 문제 해결을 위한 논리적 사고를 하기 시작한다. 또한 삶에 대한 목표와 가치관이 서서히 정립되며 자신의 미래에 대한 목표를 세우게 된다. 

아이에게는 책 외에 신문이나 잡지 등 읽을거리를 적극적으로 권장해 주고 음악, 그림, 영화 등 예술·문화 작품도 적절히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좋다. 진로 탐색에 도움이 되는 인물 이야기를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하되 부모가 ‘보호자’의 역할이 아닌 신뢰할 수 있는 ‘멘토’가 될 필요가 있다. 아이가 가지고 있는 진로에 대한 궁금증이나 고민에 진지하게 귀를 기울이고, 자신만의 답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응원하고 조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역사에 대해 본격적인 관심이 생기는 시기인 만큼 독서 활동의 큰 주제를 역사 읽기로 잡아 계획적인 역사책 읽기를 시도해 보는 것도 좋다. 가령 삼국시대 각 국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왕들의 인물이야기, 삼국통일의 과정을 그린 역사동화 등을 읽으며 삼국시대를 보다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다. 또 책을 읽은 후 신문 제작, 연표 만들기, 계보도 그리기 등을 통해 역사적 지식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게 하면 역사 교과 학습에도 효과적이다.

ivemic@kukinews.com

김성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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