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역량, 초6때 67.05점으로 가장 높아
중·고등 진학하며 역량 지수 떨어져
균형발달 위해 맞춤형 취약역량 프로그램 등 필요
“가능성 열어주고 잠재력 인정해야”
학생의 학습·생활 능력을 뜻하는 ‘학생역량’이 초등학교 이후 상급학교에 진학할수록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진이 초등 6학년부터 고교 2학년까지 6개 학년에 걸친 연구를 위해 전국 239개교의 학생 2만5,257명을 대상으로 ‘2016 학생역량 조사 연구’를 실시해 최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학생역량지수(0∼100점)는 초6이 67.05점으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중2(64.64점)까지 하락한 후 중3(64.73점), 고1(66.76점) 시기에 회복세를 보이다가 고2(65.57점) 때 다시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학생역량이란 학교 교육과정을 통해 길러야 할 6가지 역량(자기관리·지식정보처리·창의적 사고·심미적 감성·의사소통·공동체)을 통칭한다.
학생역량 중 자기관리 역량은 초 71.96점, 중 66.43점, 고 65.52점으로 하락세를 나타냈다. 특히 자기관리 영역의 하위 영역인 ‘긍정적 자아의식’은 초 74.30점에서 중 67.42점, 고 65.56점으로 급락했다. ‘자기주도성’도 초 68.69점, 중 64.72점, 고 64.49점으로 떨어졌다. 지식정보처리, 심미적 감성, 공동체 역량 지수 역시 중학교 진학 이후 하락했다.
안도희 중앙대 교육학과 교수는 “중·고교로 진학하면서 관계를 맺는 폭이 넓어지는 만큼 자신에 대한 빈번한 평가가 이어질 것이고, 수많은 정보들을 접하며 전에 갖고 있던 자아개념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창의적 사고 역량의 경우 초등 이후 학교급 상승과 함께 높아졌지만, 구성요소인 ‘창의 능력’은 반대로 초 63.76점, 중 60.47점, 고 59.44점을 기록했다. 학년이 오를수록 ‘학습 의욕’은 떨어지고, ‘학습 능력’은 향상되는 결과로도 해석할 수 있다.
이번 연구를 이끈 남궁지영 교육개발원 조사분석연구실장은 “균형 있는 발달을 위해 맞춤형 취약역량 프로그램 등을 개발하고 관련 교육활동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학생역량은 학습활동, 주변 환경 등의 영향을 받는다. 가령 방과 후 시간을 활용해 자기주도학습이나 독서, 예술활동, 운동을 많이 할수록 역량은 높아진다. 반면 방과후학교 참여시간, 학원·과외 숙제시간, TV·동영상 시청 시간 등이 길면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학생역량 수준은 부모의 양육방식과도 맞물렸다. 부모가 허용 범위가 넓고 지지를 크게 할수록 역량 지수는 높아졌다.
김지현 명지대 아동학과 교수는 “초등생까지는 지지나 격려가 이어지는 편이지만, 중고등생에게는 현재의 학습 및 발달 수준이 마치 미래를 결정지어 버린 것처럼 단정적 평가를 내려버리는 경향이 있다”며 “자아정체성을 잡아가는 이 힘겨운 시기에 보다 가능성 열어주고 잠재력을 인정하는 분위기와 지원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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