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대표팀에 비상이 걸렸다. 약체로 평가됐던 이스라엘과 연장 접전 끝에 1대2로 패했다. 일각에선 지난 WBC 1라운드 탈락 악몽이 재현되는 것은 아니냐는 우려가 흘러나온다. 7일 맞대결을 앞둔 상대가 한국에 충격패를 선사한 네덜란드라는 점도 그런 시각에 힘을 싣는다.
지난 대회와 달리 네덜란드는 이번 대회 강팀 중 하나로 손꼽힌다. 이미 유럽에는 적수가 없을 정도다. 현역 메이저리거들도 즐비하다. 잰더 보가츠(보스턴), 조나단 스쿱(볼티모어), 안드렐턴 시몬스(LA 에인절스), 디디 그레고리우스(뉴욕 양키스)가 구축한 내야진은 적수를 찾기 힘들 정도다.
다만 불펜진은 다소 약하다는 평가다. 네덜란드 불펜 투수들은 앞서 치러진 평가전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보이지 못했다. WBC 대회 규정상 선발 투수는 65구 이상 던질 수 없다. 대표팀으로선 선발 투수를 일찍 끌어내려 불펜과 승부를 보는 편이 낫다.
네덜란드는 릭 밴덴헐크를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밴덴헐크는 2013년부터 2014년까지 삼성 라이온즈의 1선발로 활약했다. 각각 7승9패 3.95평균자책점, 13승4패 3.18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국내 리그를 호령했다. 2015년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로 이적한 후에는 9승 평균자책점 2.52를 기록했고 2016년에는 7승3패 평균 자책점 3.84의 성적을 남겼다. 150㎞ 중반의 속구와 140㎞ 슬라이더가 강점인 투수다.
한국 선수들을 가장 잘 파악하고 있는 만큼 밴덴헐크를 조기 강판시키기는 쉽지 않다. 실제로 밴덴헐크는 대표팀을 상대로 성적이 괜찮은 편이다. 이용규는 밴덴헐크와 6번 맞붙어 1안타(1할6푼7리)를 기록했고 민병헌은 4타수 무안타, 김태균은 10타수 2안타(2할)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 지난 경기 활약했던 서건창도 20타수 5안타로 약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오재원은 3타수2 안타로 밴덴헐크에게 강했다. 특히 지난 경기 중심타선에서 유일하게 2안타를 때려낸 손아섭은 12타수 8안타(7할5푼)로 밴덴헐크의 천적이었다. 좌타자인 데다가, 우완 정통파에게 강한 손아섭은 밴덴헐크에게 상당히 까다로운 상대다.
밴덴헐크는 국내에서 뛰던 당시에도 좌타자에 취약한 모습을 보였다. 밴덴헐크의 2014시즌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4푼6리, 피출루율은 3할2푼2리에 달했다. 반면 우 타자 상대 피안타율과 피출루율은 각각 2할4리, 2할5푼8리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손아섭은 지난 해 밴덴헐크와 같은 우완 정통파를 상대로 아주 강한 모습을 보였다. 타율 3할3푼7리에 출루율은 4할3푼2리에 달한다.
타순의 변화가 없다고 못 박은 만큼 손아섭은 이스라엘전에도 5번 타순에 배치될 가능성이 크다. 이스라엘을 넘지 못한다면 경우의 수도 전혀 의미가 없다. 손아섭이 밴덴헐크를 무너뜨리고 대표팀 공격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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