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LG G6’,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기자수첩] ‘LG G6’,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

기사승인 2017-03-11 08:59:13


[쿠키뉴스=김정우 기자] 지난해 주요 전략 스마트폰의 흥행 실패로 적자에 허덕이던 LG전자 모바일 사업부(MC사업본부)가 차기작 ‘G6’를 야심차게 시장에 선보였다. 초반 분위기는 좋지만 대박의 꿈을 꾸기는 이르다.

G6LG전자가 그 동안 고집했던 교체형 배터리를 포기한 대신 일체형 메탈 구조로 방수 기능과 단단한 조립품질을 얻었다. 전작 ‘G5’가 시장 흐름을 외면하고 유일한 장점인 교체형 배터리를 지키느라 소비자 활용도가 떨어지는 모듈구조를 택했다가 흥행 참패를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고무적인 변화다

G6의 핵심 마케팅 포인트는 소비자.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위해 고집을 꺾고 변화를 택한 것이다. 일체형 구조 외에 풀비전이라 이름붙인 G6의 새로운 디스플레이가 대표적이다. 한 손으로 사용하기 편한 세로 가로 18:9 화면으로 제품 전면을 최대한 메웠다. 기존 제품에서 호평을 받았던 듀얼 카메라쿼드 DAC’ 오디오 기능을 이어받은 것은 물론이다.

이에 힘입어 출발 분위기는 좋다.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8일간 실시한 예약판매에서 일 평균 1만대 예판 기록을 세우며 4일 만에 4만대 판매를 돌파했다

G6의 초반 흥행은 새로운 사양보다 모난 데 없는 상품성덕분이다. 물론 LG전자가 정식 공개 이전부터 제품 사양을 조금씩 알리며 적극적인 마케팅을 편 것도 유효했다. 출시 이전부터 사전체험단과 함께 전국 총 3000여 곳의 제품 체험존을 자신 있게 운영한 것도 좋은 전략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G6의 흥행은 생각보다 빨리 식을 수 있다. 지난해 갤럭시 노트7’ 사태로 미뤄진 갤럭시 S8이 한달 간격으로 시장에 나올 예정이기 때문이다. LG전자가 시장 선점을 위한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도 다분히 이를 신경 쓴 결과다.

모범생과 같은 G6는 갤럭시 S8의 출시에 적잖은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G6의 마케팅 포인트인 풀비전 디스플레이도 18.5:9 비율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전망인 갤럭시 S8에 가려질 수 있다. 삼성의 AMOLED 패널로 양측 곡면 처리까지 더해 화면 개방감도 갤럭시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시장에서 애플을 상대로 오랜 경쟁을 벌여온 삼성전자가 조립품질이나 기능 면에서 뒤떨어지는 제품을 내놓을 가능성도 낮다.

갤럭시 S8 출시 이후 G6의 판매량이 급감한다 하더라도 LG전자는 초조해서는 안 된다. 무리한 시도 없이도 좋은 제품을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을 이미 증명했기 때문이다. 크게 보면 지난해 G5의 모듈화라는 새로운 시도를 선보인 것도 LG전자에게는 좋은 글로벌 데뷔전’이었다고 볼 수있다. 브랜드 이미지 구축은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LG전자의 더 좋은제품을 기대해 본다.

tajo@kukinews.com

김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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