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제안 이후 프라임 대상으로 확정
기준 변경해 점수 높은 상명대 탈락시켜
구체적 개입 증거·진술은 확보 못해
[쿠키뉴스=김성일 기자] 이화여자대학교가 정부의 대학재정지원사업 대상으로 선정되는 과정에서 특혜를 받은 의혹이 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왔다.
23일 감사원이 밝힌 ‘이화여대 재정지원사업 특혜의혹’ 감사결과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해 4월 ‘프라임’(PRIME·산업연계교육활성화선도대학) 사업 대상을 정하는 과정에서 선정 기준을 변경했다. 이어 수도권 지역 지원 학교 가운데 더 높은 점수를 받은 상명대를 탈락시키고 후 순위였던 이화여대를 최종 선정했다.
프라임 사업 기본계획은 한 대학의 본교와 분교의 동시 지원이 가능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4월 평가결과가 나온 뒤 있었던 청와대 회의 후에는 본교, 분교 중 한 곳만 선정하는 것으로 기준이 바뀌었다.
결국 교육부는 상명대 분교를 택해 지원하기로 했고, 지원 대상이 아니었던 이화여대가 새롭게 포함됐다. 이화여대는 이 사업을 통해 지난해 55억원을 받았다.
감사원은 본교, 분교 중 한 곳만 선정하게 된 것에 대해 기본계획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 관계자는 “상명대 본교가 분교보다 점수가 더 좋았는데 분교가 선정됐다”면서 “수도권 2위였던 상명대 본교가 떨어지게 되면서 3위였던 이화여대가 포함됐다”고 전했다.
감사원은 그러나 교육부가 의도적으로 이화여대에 특혜를 줬다거나,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구체적 증거 및 진술 등은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화여대는 평생교육단과대학지원사업(평단사업)에서도 특혜를 받은 것으로 의심된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평단사업 전개 과정에서 주요 대학의 참여가 저조하자 사업을 재설계·재공고하도록 교육부에 요청했다.
이에 교육부는 이화여대 등 7개 대학을 직접 찾아가 의견을 수렴한 뒤 선정 조건을 완화했다. 당초 조건에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사업 지원을 하지 않았던 이화여대 등 4개 학교는 추가로 선정 대상에 이름을 올렸다.
이화여대는 평단사업을 통해 사업비 24억원을 지원받을 수 있었지만, 내부 구성원 반발 등으로 인해 사업 진행 입장을 철회했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를 바탕으로 프라임사업 대상자 선정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하도록 지시한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에 대해 주의 조치를, 교육부 대학정책실장에 대해 정직을, 교육부 담당 국·과장 등 3명에 대해서는 경징계를 요구했다.
김상률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은 퇴직한 상태로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징계 대상에서 제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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