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31)가 메이저리그 개막 25인 로스터 진입에 실패했다. 시범경기에서 팀 내 타자 중 최고의 활약을 펼쳤던 터라 의아함을 감출 수 없다. 팬들 사이에선 LG트윈스에서 꽃을 피우지 못한 박병호의 지난 사례를 빗대 ‘트윈스의 저주’라는 말까지 나온다.
해외 언론도 즉각 미네소타 구단의 결정에 의의를 제기하고 나섰다. 미국 미네소타주 지역매체 ‘스타 트리뷴’은 30일(한국시각)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박병호가 시즌 개막을 마이너리그 트리플A 로체스터 레드윙스에서 맞는다”고 전하며 “미네소타가 투수 13명을 개막 엔트리에 넣으면서 생긴 일이다. 놀라운 결정”이라고 논평했다.
기사를 작성한 라 빌레 닐 기자는 자신의 SNS에서 “어리석은 결정”이라고 구단을 비판했다. 같은 매체 기자 패트릭 르세 역시 “개막 로스터를 확인하고서 ‘박병호 탈락’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클럽하우스도 충격에 빠진 듯했다”고 전했다.
이에 미네소타 폴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는 포지션 경쟁에서 진 것이 아니다”며 “불펜진 강화를 위해 투수 13명을 개막 로스터에 넣었다. 불펜 투수를 추가로 포함하는 게 우리 팀에 이롭다고 판단했다”며 박병호를 로스터에서 제외시킨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한편 박병호는 충격 속에서도 담담했다. 박병호는 스타 트리뷴을 통해 “씁쓸한 뉴스이지만, 실망하지는 않는다. 여기서(트리플A) 내가 할 일을 알고 있다. 내 목표는 변함없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 스프링캠프 합류 직전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됐다. 초청선수로 신분으로 시범경기에 출전한 그는 지난해 약점으로 지적됐던 속구에 대한 대처를 무리 없이 해냈다.
30일까지 19차례 시범경기에 나서 타율 3할5푼3리(51타수 18안타), 6홈런, 13타점을 기록했다. 40타석 이상 들어선 미네소타 타자 중 타율, 홈런, 타점 1위다.
게다가 포지션 경쟁자 케니 바르가스의 부상이 장기화 될 것으로 보이며 박병호의 빅리그 재입성은 기정사실화 된 분위기 였다. ‘MLB 닷컴’은 ‘확정적’이라는 단어까지 쓰며 박병호의 개막전 출전을 확신했다.
하지만 미네소타 구단의 이번 결정으로 박병호의 빅리그 재입성은 당분간 미뤄지게 됐다. 올 시즌 향방도 안개 속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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