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운드 넘기자 와르르…김원중, ‘반짝’ 호투 아니었다

마운드 넘기자 와르르…김원중, ‘반짝’ 호투 아니었다

기사승인 2017-04-07 21:52:26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패배 속에서도 빛났다. 김원중(24)이 또 한 번 호투를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상승세에 있던 LG 타선마저 침묵시키며 지난 경기의 호투가 결코 우연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김원중은 7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LG 트윈스와의 1차전 경기에서 6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볼넷 1실점을 기록했다. 비록 7회 계투진의 난조로 시즌 2승을 수확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롯데의 선발진 운용에 청신호를 켜줬다. 

김원중은 지난 1일 NC 다이노스를 상대로 5이닝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팀이 NC전 15연패를 끊는 데 이바지했다. 더불어 자신의 데뷔 첫 승리도 기록했다.

목말랐던 토종 선발의 등장에 팬들은 반가움을 내비쳤다. 물론 한편으로는 표본이 적어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김원중은 보란 듯이 우려를 불식시켰다. 데뷔 이후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확실한 선발 투수로 자리매김했다. 

공격적인 투구가 돋보였다. 지난 경기에 이어 이날도 볼넷을 단 한 개만 허용하며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에 볼을 꽂아 넣었다. LG 타자들은 높은 신장에서 내리 꽂는 바깥쪽 낮은 볼에 속절없이 무너졌다. 혹여 배트를 갖다 대었다 해도 힘에 밀려 뜬공에 그쳤다. 

타자와의 맞대결을 피하지 않다보니 투구 수도 절약됐다. 김원중은 이날 데뷔 이후 최다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총 89구만을 던지며 투구 수를 최소화했다. 3회초 최재원과의 11구 승부를 제외하면 대부분 5구 이내에 승부를 봤다.

김원중은 1회 다소 흔들렸다. 1번 타자 이형종을 공 4개로 돌려세웠으나 후속타자 오지환에게 볼넷을 내주며 출루를 허용했다. 이어 2-1로 볼카운트가 유리한 상황에서 박용택에게 우전 안타를 맞아 1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러나 후속 타자 히메네스와 채은성을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며 숨통을 돌렸다. 

2회는 몸이 완전히 풀린 모습이었다. 1구만에 정성훈을 3루수 땅볼 아웃으로 처리했고 후속타자 임훈은 3구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유강남 역시 6구 승부 끝에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며 2회를 마무리했다. 투구 수는 29개에 불과했다. 

3회 최재원이 애를 먹였다. 잘 컨트롤 된 볼을 최재원이 파울로 걷어냈다. 11구 승부 끝에 삼진 아웃 처리했다. 이후에는 이형종과 오지환을 각각 외야 플라이와 2루 땅볼로 돌려세우며 가까스로 투구 수를 절약했다. 

동료들도 김원중의 호투를 도왔다. 4회 박용택의 잘 맞은 타구를 앤디 번즈가 글러브로 걷어내 아웃 시켰고 5회 1사 1,2루 위기에서도 이형종의 타구를 문규현과 번즈가 유연하게 더블 플레이로 연결시키며 짐을 덜어줬다. 

6회 김원중은 선두타자 오지환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루 실점 위기에 몰렸다. 박용택이 우익수 플라이를 쳐내며 오지환이 3루까지 진루했고 히메네스의 땅볼 타구 때 홈으로 들어오면서 이날 경기 첫 실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채은성을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내면서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그러나 7회 김원중이 내려가자 롯데 마운드가 와르르 무너졌다. 바통을 이어받은 윤길현은 안타 2개와 몸에 맞는 볼로 위기를 자초했고 불을 끄러 나온 박시영마저 이형종과 오지환에게 잇따라 장타를 허용하며 순식간에 5실점했다. 김원중의 공이 위력적이었던 것이지, LG 타자들의 컨디션이 나쁘지 않았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롯데로서는 소득과 함께 숙제도 떠안은 LG와의 1차전이었다. 현재까지 레일리-김원중-박세웅 등 선발진이 제 몫을 톡톡히 해주고 있지만 ‘허리’ 싸움에서 밀리면 시즌을 매끄럽게 풀어나가기 힘들다. 피터 마켈의 대체 선수로 영입한 닉 에디튼의 등판도 변수로 남아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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