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無’ 류현진, 몸 상태도 제구력도 이상 없었다

‘2無’ 류현진, 몸 상태도 제구력도 이상 없었다

류현진 시즌 첫 등판, 4.2이닝 6피안타 5탈삼진 2실점

기사승인 2017-04-08 09:04:57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류현진(30)의 멈췄던 시계가 되살아났다. 투수들의 무덤이라 불리는 쿠어스필드도 그의 성공적인 복귀를 저지하지 못했다. 비록 제한된 투구 수로 인해 5이닝을 채 매듭짓지 못했지만 시즌 전망을 밝게 하는 투구 내용이었다.  

류현진은 8일(한국시각) 미국 콜로라도주 덴버 쿠어스 필드에서 열린 2017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콜로라도 로키스전에 선발 등판해 4.2이닝 6피안타 5탈삼진 1볼넷 2실점을 기록했다. 점수가 1-2로 뒤처진 상황에서 마운드를 넘긴 류현진은 다저스 타선의 침묵으로 인해 패전 투수가 됐다.

지난해 7월 8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274일만의 등판이다. 당시 류현진은 어깨 수술 이후 정상적인 컨디션이 아닌 상태에서 4.2이닝 동안 8피안타 6실점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이후 팔꿈치 통증까지 겹쳐 시즌을 마감했다. 

선수생활에 대한 우려 속에서도 류현진은 철저히 몸을 만들며 반등을 꿈꿔왔다. 결국 이번 스프링캠프 시범경기 4차례 등판에서 평균자책점 2.57을 기록하며 선발 로테이션을 꿰찼다. 따라서 이번 등판은 건강 상태를 최종적으로 점검하는 것과 동시에 빅리그 연착륙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험대나 다름없었다. 

결과적으로 건강한 몸 상태와 여전한 경기력을 증명한 등판이었다. 최고구속을 93마일(150㎞)까지 끌어올렸고 특유의 투구 로케이션도 돋보였다. 심판의 스트라이크 존을 여우처럼 이용했고 대량 실점 위기에서도 노련한 투구로 범타를 유도하며 변함없는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줬다. 5회 하위타선과의 승부에서 아쉬움을 자아낸 것을 제외하면 나무랄 데 없는 투구였다. 

류현진은 1회부터 실점하며 불안한 출발을 알렸다. 패스트볼 제구가 높게 형성되면서 DJ 르메이유와 카를로스 곤잘레스에게 연달아 안타를 허용했고 4번 타자 놀란 아레나도에게 좌전 2루타를 맞으며 실점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5번 타자 트레버 스토리를 1루수 팝아웃으로 요리한 데 이어 마크 레이놀즈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레이놀즈를 상대하는 과정에서 패스트볼 구속을 93마일(150㎞)까지 끌어올리기도 했다.  

2회 불거진 수비진의 연속 실책에도 흔들리지 않았다. 유격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평범한 땅볼 타구를 더듬으며 스테판 카를롤로에게 출루를 허용했지만 류현진은 침착하게 후속 타자 더스틴 가노를 외야 플라이로 처리했다. 더블 플레이가 유력한 상황에서 이어진 에르난데스의 포구 실책에도 블랙먼을 병살타로 처리하면서 스스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2회까지 던진 투구 수 25개 중 21개가 스트라이크였다. 

3회는 완벽히 안정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2번 타자 르메이유를 노련한 구속 변화로 삼진 처리했고 후속 타자 곤잘레스 역시 2루수 라인 드라이브로 아웃 시켰다. 지난 타석에서 적시타를 때려낸 아레나도는 6구 승부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이날 경기 첫 삼자범퇴였다. 탄력을 받은 류현진은 4회 역시 삼진을 곁들여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어냈다. 

5회 하위타선과의 승부가 아쉬웠다. 선두타자 8번 더스틴 가노가 받아친 공이 좌측 외야 폴대를 때리며 홈런으로 기록됐다. 투수 프리랜드와 1번 타자 블랙먼에게도 각각 안타와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르메이유를 병살타로 처리하며 숨통을 돌리는가 했으나 곤잘레스에게 내야 안타를 허용하며 결국 마운드를 내려왔다. 다행히 공을 넘겨받은 스트리플링이 이닝을 깔끔히 틀어막으며 추가 실점은 없었다.

패전 투수가 되긴 했지만 이에 의미를 둘 필요는 없다. 274일 만의 선발 등판에도 기대 이상의 투구를 보여줬다. 무엇보다 큰 수확은 건강한 몸 상태를 증명했다는 데 있다. 건강하게 복귀한 만큼 2년 여만의 선발승도 머지 않았다. 류현진은 14일 디펜딩 챔피언 시카고 컵스와의 대결에서 시즌 첫 승을 노린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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