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스전 ERA 2.92’ 류현진, ‘디펜딩 챔피언’ 컵스에게는 어떨까

‘컵스전 ERA 2.92’ 류현진, ‘디펜딩 챔피언’ 컵스에게는 어떨까

기사승인 2017-04-13 06:00:00

[쿠키뉴스=문대찬 기자] 류현진이 쿠어스필드 등판에 이어 난적을 만난다. 956일만의 선발승 도전도 험난할 전망이다. 

류현진은 14일(한국시각)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의 원정 3차전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부상에서 복귀한 이후 두 번째 등판이다. 

류현진은 그간 컵스를 상대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2013년과 2014년 두 차례 선발 등판해 1승 평균자책점 2.92의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당시의 컵스는 팀을 재정비 하는 데 여념이 없었다. 류현진이 부상으로 마운드를 떠난 2년 사이 컵스는 2016년 월드시리즈 챔피언에 오르는 등 전력이 급격히 상승했다. 

타자들의 면면도 낯설다. 현재 라인업에서 컵스 소속으로 류현진과 맞붙은 상대는 앤서니 리조가 유일하다. 다소 헐겁던 타선은 벤 조브리스트와 크리스 브라이언트 등의 합류로 두터워졌다.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류현진에게 2루타를 뽑아낸 앨버트 알모라도 요주의 타자다.

이 가운데 류현진이 가장 경계해야 될 타자는 크리스 브라이언트다. 브라이언트는 2015년 타율 2할7푼5리 26홈런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에 올랐다. 지난해에는 타율 2할9푼2리 39홈런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최우수 선수상(MVP)의 주인공이 됐다. 

브라이언트는 특히 좌투수 상대로 강하다. 브라이언트의 올 시즌 좌투수 상대 타율은 13일 오전 현재까지 5할7푼1리로 상당히 높다. 때려낸 4개의 안타 중 3개가 장타다. 홈런은 없지만 2루타를 연달아 때려냈다. 언제든 필요한 순간에 장타를 뽑아낼 수 있는 선수다.

컵스 타선의 좌투수 상대 타율도 매섭다. 컵스는 2013년 좌투수 상대로 2할3푼2리의 타율을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15개 팀 중 가장 약한 면모를 보였다. 반면 올해는 3할7푼9리의 타율로 내셔널리그 2위에 랭크돼있다. 장타율도 5할5푼2리로 높다. 

이와 반대로 다저스 타선은 올 시즌 좌투수에 고전하고 있다. 2할2푼의 타율로 내셔널리그 하위권이다. 지난 9일 콜로라도 로키스의 좌투수 타일러 앤더슨을 한 차례 무너뜨렸으나 11일 컵스의 좌완 존 레스터를 상대로 4안타 1득점을 뽑아내는 데 그치며 다시 고민을 안겼다. 

공교롭게도 류현진과 선발 맞대결을 펼치는 브렛 앤더슨도 좌투수다. 다저스가 좌투수 상대 울렁증을 극복하지 못한다면 류현진의 첫 승 사냥에도 어려움이 따른다. 

실제로 류현진은 지난 콜로라도전 첫 등판에서 타선의 침묵으로 패배의 멍에를 떠안았다. 당시 다저스 타선을 틀어막은 상대도 좌투수 카일 프리랜드였다. 

브렛 앤더슨의 이력도 변수다. 앤더슨은 2015년과 2016년 다저스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다. 2015년 10승 9패를 기록하며 준수한 활약을 펼친 그는 2016년 다저스를 떠나 컵스에 새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지난 8일 밀워키 브루어스를 상대로 5.2이닝 5피안타 1실점하며 호투했다. 한 때 다저스의 구성원이었던 만큼 타자들의 장단점을 꿰고 있을 가능성도 있다. 

4년만의 리글리 필드 등판이다. 류현진은 2013년 8월 3일 리글리 필드에서 5.1이닝 동안 11안타를 허용하면서도 단 2실점으로 승리를 따낸 좋은 기억이 있다. 류현진이 디펜딩 챔피언이 된 컵스를 상대로도 이전과 동일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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