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문대찬 기자] 이정후(18)의 시즌 첫 톱타자 출전이 성공적으로 끝났다. 이로써 넥센의 향후 타선 운용도 유연해질 전망이다.
이정후는 13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t 위즈와 시즌 3차전에 1번 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5타수 3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데뷔 후 주로 2번 타자로 나선 이정후는 휴식 차 결장한 고종욱을 대신해 정규 시즌 처음으로 1번 타순에 배치됐다.
부진한 리드오프 타순에 변화를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넥센은 최근 5경기 50득점을 올리며 맹타를 휘두르고 있지만 정작 공격에 물꼬를 틀 1번 타순에선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개막 후 10경기에서 넥센의 1번 타자 타율은 1할9푼으로 10개 팀 가운데 9위였다. 출루율도 3할6리에 불과했다. 1번 타순에 번갈아 배치됐던 서건창과 고종욱이 각각 타율 5푼9리, 2할6푼1리에 그치며 고민을 안겼다. 타선의 안정성을 위해서 1번 타순의 부침 해결이 절실했다.
결과적으로 이정후의 리드오프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3안타를 때려낸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1번 타자가 갖춰야 할 면모를 여실히 보여주며 기대감을 높였다.
이정후는 올 시즌 타석대비 타구 비율(InP)이 86.4%로 리그 6위에 달한다. 공격적으로 배트를 휘둘러 인플레이 타구를 만들어낸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정후는 이날 경기 전까지 타석 당 투구 수가 3.26개로 리그 43위였다. 빠른 카운트 안에 투수와 승부를 보는 유형의 타자였다.
하지만 이날 이정후가 투수로부터 얻어낸 투구 수는 총 21구로 팀 내에서 서건창(23개)에 이어 2번째로 많았다. ‘눈 야구’로 타석 당 4.2개의 투구 수를 유도한 셈이다.
또한 이정후는 이날 시즌 처음으로 번트를 시도했다. 2회 시도한 초구 기습 번트는 안타로 연결됐다. 4회 역시 타석 중간 번트를 시도하는 등 본연의 임무에 집중해 출루에 애쓰는 모습이었다.
넥센은 이날 kt에 6대7로 패하며 6연승에 실패했다. 하지만 톱타자 이정후를 얻은 것은 큰 수확이다. 이정후는 강한 2번에 이어 진득한 1번이 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19살 고졸 신인이 팀에 신선한 새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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