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김성일 기자] 문재인 제19대 대통령의 임기가 10일 오전을 기해 공식 개시됨에 따라 지난 10년간 이어진 보수 정권의 교육정책은 큰 틀에서 방향 전환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변화될 교육정책 가운데 학생, 학부모의 최대 관심사는 단연 입시정책에 관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내놓았던 공약 및 입장 등을 통해 향후 전개될 교육정책 방향을 가늠해본다.
◇ 외고·자사고 폐지 가능성 커
문재인 대통령 당선인 측이 내걸었던 교육 공약과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분석한 자료 등에 따르면 문 당선인은 우선 학교 서열화, 학력에 따른 차별 철폐 등을 언급했다. 따라서 외고와 자사고를 포함해 그간 입시명문고로 일컬어진 학교들의 폐지 가능성이 높아졌다.
문 당선인 측은 특수목적고 중 외고를 제외한 예술고나 체육고, 과학고는 유지한다는 계획을 시사했다. 마이스터고 등 특성화고도 유지된다. 이에 따라 선발 시기에 따라 전기고, 후기고로 나뉘던 현행 제도 대신 일반고와 자사고, 특목고를 같은 시기에 뽑는 방향으로 정책이 조정될 것이란 관측이다.
특히 고교 서열화 해소 차원에서 문 당선인은 고교 학점제 및 무학년제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대학처럼 일정 학점을 따면 학년과 관계없이 졸업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대학 역시 서열화 해소를 위한 중장기 대책이 세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 당선인은 1단계로 대학 구성원들과 협의체를 구성하고 국립대 간 연합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또 2단계로 공영형 사립대학을 육성하고, 3단계에서 국립대 연합체계와 공영형 사립대학 간 연계 협력을 추진한다는 밑그림을 그렸다.
문 당선인은 학력이나 출신학교에 의해 입시 및 취업 등에서 차별을 받지 않도록 ‘학력·출신학교 차별 금지법’을 즉시 제정하겠다고도 밝혔다.
◇ 수능·내신 모두 절대평가 전환
문 당선인은 수능 절대평가 전환을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이 대선 전 각 후보 캠프에 요청해 받은 답변서에 따르면 당선인 측은 수능제도와 관련해 “수능 절대평가제를 계획 중이며, 장기적으론 수능을 자격고사화하겠다”고 전했다. 또 “학교공부와 학교생활만 열심히 하면 대학에 갈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할 것”이라며 “정시와 수시 구분을 없애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 당선인은 더불어 대학입시를 학생부 교과, 학생부 종합, 수능 전형 세 가지로 단순화하고 논술, 특기자 전형 등은 대폭 축소하거나 폐지하겠다고 했다. 수능 제도와 함께 고교 내신 평가제도도 손질될 가능성이 있다.
현행 고교 내신은 대학 입시에서 상대평가 점수를 활용하고 있는데, 교육부는 수능 개편안과 함께 내신 완전 절대평가제 전환 여부에 대한 내용을 곧 발표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문 당선인 측은 고교 내신 역시 절대평가로 전환하겠다는 입장이다. 문 당선인 측은 다만 “대입 변별력 확보 부분을 검증하지 않는다면 대학이 학교 내신을 불신해 결국 대학별고사를 부활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므로 연구를 전개해 대안을 찾겠다”고 설명했다.
문 당선인의 공약 이행과 맞물려 2021학년도 수능 절대평가 전환과 고교 내신제도 완전 절대평가제 도입이 동시에 확정될 경우 학교 현장은 격변을 맞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첫 적용 대상이 될 현 중3학생들은 크게 바뀌는 입시정책에 따른 불안감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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