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인세현 기자] 최근 행사장에서 한 남성이 그룹 트와이스 멤버들의 다리를 몰래 촬영했다는 주장이 제기돼 논란이 일었습니다. 지난 14일 경기 서울대공원에서 개최된 포카리스웨트 론칭 30주년 기념 ‘블루런’ 행사에서 휴대전화로 트와이스를 몰래 촬영하는 듯한 남성의 모습이 포착됐습니다. 현장에 있었던 트와이스 팬들은 당시 상황이 찍힌 사진을 올리며 “흰 티셔츠를 입은 남성이 트와이스의 치마 아래와 다리를 촬영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사진 속 남성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트와이스 멤버들의 하체를 촬영 중인 것으로 보입니다. 전화를 든 손이 아래로 꺾여 있어 매우 부자연스러운 자세죠. 행사를 관람하기 위해 참석한 사람들이 펜스 바깥에서 트와이스를 보고 있는 것과 달리 이 남성은 펜스 안 쪽에 서 있어서 행사 관계자라는 것 또한 추측할 수 있습니다.
문제의 장면을 촬영한 사진이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유포되며 위법 촬영 논란이 불거지고, '소속사는 해당인을 찾아내 고소하라' 등의 의견이 줄을 잇자 해당 남성은 이날 오후 트와이스 팬들이 모이는 온라인 커뮤니티에 사과문을 게재했습니다. 논란을 빚은 남성은 사과문에서 자신을 행사 부스 운영을 맡은 스태프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처음 보는 연예인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컸다”며 “스태프라 마음 놓고 사진을 촬영할 수 없어서 팔을 내리고 찍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어 “트와이스의 치마 속이나 다리를 찍으려 했던 의도는 절대 아니었다”고 덧붙였습니다.
의도에 대한 진위의 여부를 따지기는 어렵지만, 당시 현장 사진만을 놓고 본다면 충분히 문제가 될 만한 행동입니다. 타인의 치부를 ‘몰래’ 찍는 것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지 못 한 것이죠. 뿐만 아니라 행사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스태프로서도 책임을 다 하지 못 한 것으로 보입니다.
문재인 대통령 캠프 측은 지난 5일 국민이 직접 제안한 정책 아이디어를 반영해 ‘국민이 만든 10대 공약’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디지털 성폭력 범죄(몰래카메라·리벤지 포르노) 완전 근절입니다. 문 대통령 측은 “몰래카메라의 판매·소지 허가제를 실시하고 관련 범죄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밝혔죠. 더불어 “리벤지 포르노 유포를 성폭력 범죄로 처벌하고 유통사이트를 전수 조사해 폐쇄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문재인 캠프 측은 당시 디지털 성폭력 범죄에 대한 공약 접수가 1400여 건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만큼 몰래카메라를 비롯한 디지털 성폭력 범죄 근절에 대한 국민의 열망이 뜨거웠다는 것을 알 수 있죠. 흔히 ‘몰카’ ‘도촬’이라 불리는 몰래카메라는 대표적인 디지털 성폭력 범죄입니다. 많은 이들이 범죄에 노출돼 있는 것이 현실이지만, 그동안 이에 대한 처벌 강도는 미미했습니다. 이는 전반적인 문제의식 공유가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새 정부가 처벌 강화를 약속한 지금, 의도가 무엇이건 ‘몰카’ 자체가 ‘범죄’라는 사실을 인식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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