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지기 시작한 ‘유리천장’…첫 여성 ‘인사수석’ 이어 ‘보훈처장’까지

깨지기 시작한 ‘유리천장’…첫 여성 ‘인사수석’ 이어 ‘보훈처장’까지

기사승인 2017-05-18 16:51:11

[쿠키뉴스=이승희 기자] 첫 여성 국가보훈처장 등장에 ‘유리천장’(여성과 소수민족 출신자들의 고위직 승진을 막는 조직 내의 보이지 않는 장벽)이 깨질 것이란 국민의 기대가 높아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피우진(61) 예비역 육군 중령을 국가보훈처장에 임명했다. 조현옥 인사수석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에서 “피 보훈처장은 1979년 소위로 임관한 뒤 특전사 중대장, 육군 205 항공대대 헬기 조종사 등을 거쳤다”며 “남성 군인들도 감당하기 어려운 길에서 스스로의 힘으로 유리 천장을 뚫고 여성이 처음 가는 길을 개척해왔다”고 밝혔다. 

피 보훈처장은 국방부의 부당한 처사에도 굴종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유방암 수술 후 2006년 11월 군에서 강제 퇴역 처리당했다. 가슴 절제를 이유로 심싱장애등급 2급 판정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시 피 보훈처장은 “군 복무를 이행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는 몸”이라고 주장하며 국방부에 맞섰다. 이후 국방부 상대로 소송을 진행해 승소, 군 복귀 명령을 받아냈다. 또 2000년 ‘사단장 성희롱 사건’이 발생했을 때는 불이익을 감수하고 언론과 인터뷰를 진행해 ‘여전사’로 불리기도 했다.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같은 날 자신의 SNS에 “이보다 더 짜릿하고 감동적인 인사는 일찍이 없었다. 역대급 홈런”이라며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는 영화 제목이 생각날 정도”라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특히 국방부의 부당한 처분에 맞서 싸워 이긴 참군인을 보훈처장에 임명한 것은 단순한 인사조치를 넘어 정의가 실현된 것”이라며 “(인사 임명) 그 자체로 ‘보훈’”이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여성 인사 임명은 인사수석 임명에서부터 시작됐다.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지난 11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인사수석에 조현옥 이화여자대학교 초빙교수가 발탁됐다”고 공표했다. 임 실장은 “조 인사수석은 대통령의 인사 철학을 대변할 적임자”라며 “여성운동과 청와대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의 유리천장을 깨는 인사 디자인을 실현해주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조 수석은 한국여성개발연구원과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 등 시민단체와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 등을 역임해 ‘여성정책전문가’로 불려왔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의 ‘여성 인재 등용’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조 수석 임명에서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문 대통령이 대선후보 시절 경력단절여성(경단녀) 지원의 내실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만큼, 문재인 정부 휘하에서 ‘유리천장’이 어디까지 깨질 수 있을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aga4458@kukinews.com

이승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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