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청와대가 브리핑에서 대통령에 대한 존칭을 생략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오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브리핑에서 존칭 생략한 청와대’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청와대 브리핑 뉴스 영상을 캡쳐해 첨부했다. 첨부된 사진에는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지난 17일 춘추관 브리핑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오후 공직기강비서관에 김종호 감사원 공공기관감사국장을 임명했다”고 발표한 모습이 담겨있다. 같은 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또한 “문 대통령이 ‘돈 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감찰을 법무청에 지시했다”고 말했다.
작성자는 “청와대에서 존칭이 사라지기 시작했다”며 “문재인 정부가 국민을 존중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의 공식 SNS 계정에서도 존칭이 사라졌다. 한 네티즌이 “정부 공식 계정인 만큼 (대통령에게) 존칭을 쓰는 게 좋지 않겠나”라고 묻자 SNS 관리자는 “국민께 전하는 말이기 때문에 대통령보다는 국민 여러분을 높여 부르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답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존칭 생략이 탈권위 행보의 일환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앞서 문 대통령은 공식 업무를 시작한 지난 10일 참모들과 테이크 아웃 커피를 들고 산책하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가 됐다. 또 청와대 직원의 도움을 거절하고 스스로 양복 상의를 벗는 모습도 보였다. 청와대 입주가 늦어져 서울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에서 출근할 때도 스스럼없이 시민과 대화했다.
문 대통령의 소통하는 모습이 이전 '이명박-박근혜' 정권과 비교된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지난 9년간 정부는 브리핑할 때마다 “대통령님” “대통령께서” 등의 존칭과 함께 “결정하셨다” “조치하셨다” “방문하셨다”는 표현을 썼다. 정부 기자회견의 청자는 국민이므로 대통령을 높이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있었으나 개선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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