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쿠팡맨 실험 끝나나? 쿠팡, 위기 자초했다

[기자수첩] 쿠팡맨 실험 끝나나? 쿠팡, 위기 자초했다

기사승인 2017-05-21 05:00:00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쿠팡은 인정하지 않지만 지금 위기에 부딪쳐 있다. 쿠팡의 트레이드마크인 쿠팡맨 실험이 제대로 될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에 도달해 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쿠팡맨의 고용 불안과 소비자 피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쿠팡의 가장 중요한 트레이드마크는 배송 실험이었다. 큰 비용을 들여 물류센터를 설립하며 정규직 쿠팡맨이 가장 빠르게 배송하는 로켓배송이 쿠팡의 중요한 이미지였다. 친절하고 자상한 쿠팡맨은 지역 주민의 신뢰를 얻었다.  쿠팡은 이 신뢰를 바탕으로 빠르게 시장을 확대해 왔다.

그러나 현재 쿠팡맨들의 정규직 전환이 까다로워지면서 인턴 기간을 지낸 이들이 산재 등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로 정규직 문턱에서 잘려 나가고 있다. 이렇게 남은 이들도 성과급제로 바뀐 연봉 시스템에 태업 등으로 항의하고 있다.

일련의 상황 때문에 로켓배송은 점차 늦어지고 있으며 일부 로켓배송은 +2일로 늘어나고 있다. 쿠팡은 쿠팡맨이 배달하는 로켓배송을 줄이고 생수 등 무거운 상품의 경우 타사 택배회사를 이용하는 위탁배송을 도입할 것을 검토 중이다. 

이는 쿠팡이 쿠팡맨의 인건비를 더 이상 감당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정체성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읽힌다. 실제 쿠팡은 2년 동안 5000억여원의 어마어마한 적자를 봤다. 2년간 누적 적자는 1조2000억원에 달한다.

'계획된 적자'라고 말하고 있지만 사실상 6년째 적자가 계속 늘어만 왔다. 계획된 적자라는 말이 이해되려면 어느 수준에서는 흑자로 돌아설지 알 수 있어야 한다. 쿠팡은 적자를 계획했다고만 할 뿐 언제 반등할 수 있을지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이커머스 시장이 과열되면서 시장의 발달 방향을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김범석 대표는 한 때 쿠팡 정규직을 1만5000명까지 늘리겠다고 공언도 했다. 그런데 쿠팡의 정규직은 3500명에서 더 늘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쿠팡은 이 시점에서 터지고 있는 문제들을 단순한 변명으로 넘어가고 있다. 아예 문제들이 없다고 이야기하는 방식이다.

이 와중에 불안한 건 소비자들이다. 지금껏 잘 써왔던 쇼핑몰에서 배송의 질이 나빠지는 데 대한 우려감이 왕왕 생기고 있다. 쿠팡은 로켓배송의 기준 가격도 9800원에서 1만9800원으로 높인 데다가 로켓배송도 일부 +2일을 더해 배송 예정일보다 더 늦게 도착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소비자들은 쿠팡에 대한 신뢰를 잃고 있다. 쿠팡은 이에 대한 해명을 충분히 내놓고 문제 해결에 대한 솔직한 입장을 정리해야 할 것이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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