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일반인의 신상을 공개하고 나체 사진을 합성해 유포하는 디지털 성범죄가 논란이다.
21일 저녁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정말 심각한 우리나라 온라인 성범죄’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커뮤니티 내 익명 게시판에서 누군가 더러운 (내용의 글이 올라온) 블로그를 봤다고 하기에 직접 검색해봤다”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누군가 블로그 관리자에게 여성인 지인의 사진을 보내면, 관리자는 여성의 얼굴을 평가한 뒤 성희롱하는 글을 작성한다”며 “그걸로도 모자라 여성의 얼굴을 다른 이의 나체 사진에 합성하기도 하더라”고 덧붙였다.
작성자는 미국 포털사이트 '야후'가 운영하는 개인 블로그 ‘텀블러’에 올라온 사진들을 캡쳐해 첨부했다. 그에 따르면 텀블러에는 일반인의 얼굴이 모자이크 처리 없이 그대로 게재됐다. 또 사진 아래에는 “이 X은 겉으로는 수수한 척 하면서 속으로는 음탕한 것만 생각하고 있다” “산타 모자랑 망토만 (착용)한 채로 남자에게 가서 자기가 선물이라며 주는 X” “발레 하던 X인데 허리가 잘록하고 골반이 잘빠졌다고 한다” 등 성희롱적 설명이 달렸다.
작성자는 “피해 여성들은 수십 명에 달한다. 게시물이 너무 많아 다 캡쳐하지 못했을 정도”라며 “블로그에 이들의 실명, 나이, 거주지까지 상세히 나와 있다. 초상권 침해와 성범죄로 (관리자를) 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댓글을 통해 “타 SNS에서도 빈번하게 일어나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해당 네티즌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 트위터에 ‘지인 능욕’이라는 키워드를 검색하면 (일반인을 성희롱하는 사진을 올리는) 사용자가 셀 수없이 많다”고 비판했다. 뿐만 아니라 온라인상에서 일반인 여성 얼굴과 나체사진을 합성한 자료를 현금이나 문화상품권과 맞바꾸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일반인의 개인 정보가 담긴 영상, 사진 등을 온라인상에서 거래하는 것은 음란정보 유통죄로 처벌이 가능하다. 또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은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게 되어 있다.
일각에서는 해외에 비해 처벌의 정도가 약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스페인의 온라인 매체 디아리데나바라는 지난 11일(현지시간) 스페인 나바라 타팔라 한 식당의 웨이터가 화장실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해 불법 촬영을 일삼다 적발됐다고 보도했다. 피해 여성 326명 중 120명은 해당 웨이터를 고발했다. 경찰은 98건은 가벼운 사생활 침해로 규정해 건당 2년6개월을, 나머지 22건은 중대한 사안으로 분류해 건당 징역 4년을 각각 구형했다. 모두 합산한 결과 웨이터는 징역 333년을 구형받았다.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