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심유철, 이승희 기자]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삭발 후 추모식에 참석한 배경에 정치적 의도가 없음을 표명했다.
건호씨는 23일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대통령묘역에서 열린 고 노 전 대통령 서거 8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최근 머리 숱에 변화가 있었다. 심하게 탈모를 겪게 돼 방법이 없었다”며 “스트레스를 받은 것 말고는 건강상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말문을 열었다. 앞서 건호씨는 추모식을 앞두고 삭발을 감행해 일각에서는 정치적인 뜻을 내포한 게 아니냐고 추측하기도 했다. 이에 건호씨는 인사말을 통해 “정치적인 의사표시나 사회에 대해 불만이 있어서가 아니다. 종교적인 의도가 있는 것 또한 아니다”고 해명했다.
추모식에 참석한 이들에 대한 감사 인사도 있었다. 건호씨는 “이번 추모식은 감회가 남다르다. 저와 유족들 역시 이 감격과 회한을 표현하기 어렵다”면서 “지금까지 고인을 지켜봐 주시고 뜻을 기려주시는 많은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소감을 전했다.
고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아버님이 역사의 도구로서 하늘이 정한 길을 가신 것인지, 역사의 새로운 물꼬를 트신 것인지 저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면서도 “아버님이 꿈꾸신 대로 앞으로 한국에 새로운 물길이 흐르고, 밝은 물줄기가 계속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과거 건호씨는 추모식에서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판하는 발언을 해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그는 지난 2015년 고 노 전 대통령 서거 6주기 추모식 때 “오늘 특별히 감사드리고 싶은 분이 오셨다. 권력으로 전직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아넣고, 그것도 모자라 선거에서 이기려고 국가 기밀문서를 읊어 종북몰이를 해대다가 불쑥 (추도식에) 나타나니 진정 대인”이라고 김 전 대표를 비난했다.
그는 또 “‘전직 대통령이 NLL(서해 북방한계선)을 포기했다’면서 빗속에서 피 토하듯 대화록을 줄줄 읽던 모습이 눈에 선한데 (김 전 대표가) 어려운 발걸음을 해주셨다”며 “혹시 내년 총선에는 ‘노무현 타령’ ‘종북 타령’ 좀 안 하려나 기대가 생기기도 하지만, ‘뭐가 뭐를 끊겠나’싶다”고 비꼬았다. 이어 “본인도 그간 사건들에 대해 처벌받은 일이 없고, 반성한 일 또한 없으니 헛꿈인 것 같다”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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