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희 기자 ▷ 네. 안녕하세요. 키워드 포착의 이승희 기자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오늘 제시해 주실 키워드는 무엇인가요?
이승희 기자 ▷ 네. 오늘 제가 제시할 키워드는, 동물원 관리 부실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안타깝고, 또 화도 나네요. 우리나라에서도 반려동물과 함께 하는 인구가 천 만이 넘었을 정도로, 이제는 동물을 한 가족으로 대하는 사람들이 많은데요. 동물원 관련 문제는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계속 이어지고 있어요. 오늘 자세한 상황 살펴보고, 대책까지 제시해봅니다. 이승희 기자, 얼마 전, 그리고 현재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 전북의 한 동물원이 문제가 되고 있죠?
이승희 기자 ▷ 네. 지난 1월 18일 전주의 한 동물원에서 사육 중이던 뱅갈호랑이 수컷 한 마리가 폐사한데 이어, 두 달 만에 또 다시 2008년 이곳에서 태어난 뱅갈호랑이 한 마리가 폐사했습니다. 그 동물원에서는 지난해에 국제적인 멸종위기종인 긴꼬리원숭잇과의 맨드릴이 특이한 병리학적 소견 없이 폐사했고, 수컷 기린 한 마리도 급성신부전으로 26년의 평균수명도 채우지 못하고 16년 만에 폐사했었죠.
이승연 아나운서 ▶ 연이어 동물들이 폐사한다면, 해당 동물원 사육 시스템에 철저한 점검이 시급한 상황인 것 같은데요. 호랑이의 사인은 뭔가요?
이승희 기자 ▷ 설사, 혈뇨와 함께 먹지도 서지도 못하는 증세를 보여 왔던 이 호랑이 사인은 적혈구가 과도하게 파괴되는 악성 용혈성 빈혈이었고요. 앞서 사망한 호랑이는 부검결과 신장 기능 상실에 따른 전신대사부전이 원인이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호랑이의 사인인 빈혈과 전신대사부전. 이건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동물원의 관리 소홀로 봐야 할까요?
이승희 기자 ▷ 관리가 소홀한데 따른 갑작스런 폐사라기보다 선천성 또는 질병에 기인했다는 주장이 많습니다. 그래서 동물원 관리에 일방적인 책임을 묻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는 게 사실이죠. 왜냐하면, 서울 지역의 동물원도 매년 6.0% 내외의 동물 폐사율을 기록하고 있고, 타 지역 지방 동물원 역시 이와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렇다고는 하지만, 전주의 동물원의 경우, 동물 폐사가 최근 들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만큼, 우려하지 않을 수 없어요.
이승희 기자 ▷ 그렇죠. 기린에 이어 또다시 호랑이 두 마리가 연이어 폐사한 것은 어떠한 이유에서건 분명 심각한 문제입니다. 고령으로 인한 자연사가 아니라 병사 아니면 원인불명으로 분류된 경우가 대부분이라면, 잘못된 관리 시스템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밖에 없기도 하고요. 또 일정 비율의 동물 폐사를 당연시 하며, 폐사율을 낮추기 위한 예방 대책에는 소홀했던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기도 합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러게요. 평균 수명을 채우지 못하고 죽은 동물이 있다면, 다른 동물들이 그와 같이 되지 않도록 예방에 힘썼어야 할 텐데 말이죠. 왜 이런 문제가 반복되고 있는지, 동물원의 상황부터 살펴봐야겠어요. 이 기자, 전주의 동물원 상황은 어땠나요?
이승희 기자 ▷ 일단 관리 직원부터 문제가 많습니다. 지난 2005년부터 동물원 원장은 동물과 관련 없는 행정직 공무원 8명이 임명됐고요. 이들의 평균 근무기간은 14개월이었습니다. 또 1990년부터 2015년까지 동물원 원장은 총 15명이 바뀌면서, 평균 21개월 근무했고요.
이승연 아나운서 ▶ 동물과 아무 상관없는 사람들이 원장으로 오고, 또 수시로 바뀌고 있었네요?
이승희 기자 ▷ 네. 그렇게 원장이 수시로 바뀌다 보니, 동물원에 대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기 어려울 수밖에 없었겠죠. 또 동물의 진료를 담당하는 진료계장은 최근 6개월 간격으로 2차례나 수의사가 아닌 행정직이 발령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럼 상근하는 수의사는 없었던 건가요?
이승희 기자 ▷ 전주의 동물원에서 사육중인 동물이 103종 610여 마리에 달하는데 반해, 수의사는 단 3명뿐입니다. 또 사육사는 11명에 불과하고요. 그러니까 결국 제대로 된 건강검진시스템 가동이 처음부터 불가능한 수준이었던 거죠.
이승연 아나운서 ▶ 일단 가장 기본적인 부분. 동물들을 보살피고 관리할 인원이 터무니없이 부족했네요.
이승희 기자 ▷ 네. 동물 수에 비해 사육사가 턱없이 모자라죠. 지난 2013년 서울대공원과 2015년 어린이대공원의 맹수사 사고를 통해, 두 동물원은 맹수사 관리 시 2인 1조라는 업무규칙을 내세우고 있는데요. 전주의 경우 맹수사 관리 사육사의 2인 1조 근무 체제가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또 5년 간격으로 알려진 계약 형태의 사육사 고용 형태도 문제점으로 지적됩니다. 사육사는 대부분 장기적으로 근무하며 관리하는 동물을 가장 잘 알아야 하는데, 5년 계약조건 사육사들의 교체 가능성은 그만큼 사육사들이 위험한 근무조건과 열악한 처우에 놓여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니까요.
이승연 아나운서 ▶ 네. 몇 십 년의 평균 수명을 가진 동물들도 많기 때문에, 당연히 수의사와 사육사는 정규직으로 정년 근무를 보장받는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네요. 그리고 이런 동물원의 관리 문제는 국내에서만 일어나는 건 아니에요. 해외에서도 관련 사례들이 끊이지 않고 있죠?
이승희 기자 ▷ 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 동물원에 있는 코끼리의 경우, 태어나자마자 끌려와 지금까지 46년을 지냈는데요. 이제는 관리는커녕 제대로 밥도 먹지 못해 굶어 죽어가고 있습니다. 이유는 카라카스 동물원은 경영 악화 때문에 경제적인 여유가 없어졌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코끼리는 갈비뼈가 드러난 만큼 야윈 상태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 정도라면,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동물원의 재정 악화가 원인이라면, 도와줄 수 있잖아요.
이승희 기자 ▷ 네. 동물원을 방문한 한 지역 주민은 갈비뼈가 훤히 드러난 코끼리를 보고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했고요. 이를 본 사람들은 동물원을 방문해 과일이나 소정의 기부금을 전달하려 했는데요. 동물원 측은 운영 원칙상, 악의적인 의도를 가진 사람들이 독을 탄 음식을 전달할 수도 있다며, 기부를 거부해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논란이 불거지자 현지 정부 당국은 해당 동물원을 상대로 조사에 착수했고요.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전 세계적으로 동물원 관리 부실에 대한 문제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사실 문제가 되는 건 동물원만이 아니에요. 바다에서 자유롭게 살아야 할 바다동물들을 가둬놓은 수족관도 문제가 있죠?
이승희 기자 ▷ 그렇습니다. 최근 국내 8개 고래류 사육시설에 대한 민관공동조사 결과 부실한 관리 실태가 드러났고요. 정부는 수 십 년간 이를 방치한 사실도 확인됐는데요. 공동조사단은 지난 2월 울산 돌고래 폐사 사건을 계기로, 2월 22일부터 3월 3일까지 열흘간 8개 시설에 대한 수온, 수질, 조명, 소음 등과 같은 시설 관리, 그리고 돌고래의 사료급식방법, 건강관리차트, 수의사 등의 건강관리 실태를 점검했는데요. 조사과정에서 업체 측의 수족관 시설 출입 제한, 자료 미제출,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 등이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전반적으로 문제가 많네요. 돌고래들의 경우, 바다에서는 하루 100km 이상을 이동한다고 하는데요. 수조가 아무리 크다 해도, 돌고래들에게는 작고 부족한 공간일 수밖에 없어요. 이 기자, 수족관들의 현재 상황은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우선 돌고래들이 생활하는 공간은 매우 협소했고, 의료 환경은 열악했습니다. 울산의 한 고래박물관의 경우 10번 돌고래를 격리 중인 수조는 38m²로 법적기준의 절반에 불과했고, 보조수조는 칸칸으로 나뉘어 실제 공간은 훨씬 비좁은 상태였고요. 또 흰고래를 사육하고 있는 거제의 수족관 수조가 칸칸으로 나뉘어 있어, 돌고래가 많은 시간을 보내는 개별 수조면적은 법적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수족관의 규모 상 돌고래들의 수조에는 한계가 있겠죠. 그럼 그 외에 다른 환경은요? 잘 조성되어 관리되고 있나요?
이승희 기자 ▷ 아니요. 거제의 수족관은 물 냉각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수온 14도 내외에서 사는 흰고래에게 여름철 20도 이상의 물을 공급하고 있었고요. 또 업체들은 염도, 수온, 잔류염소농도, 대장균 등을 제각각 관리하고 있었는데요. 특히 대장균의 경우 울산의 고래박물관은 년 간 4회를, 제주의 수족관은 격월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기본적인 온도조차 만들어 주지 않는 건, 고래들이 건강하게 살 권리를 빼앗고 있는 거나 다름없어요. 또 그렇게 열악한 사육환경에 노출되어 있으면, 아무래도 돌고래들이 스트레스를 받을 것 같은데요.
이승희 기자 ▷ 네. 돌고래의 극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징후도 관찰됐는데요. 이미 큰돌고래 6마리가 폐사했던 거제의 한 수족관에서는 돌고래가 한 자리에서 반복적으로 뛰어오르거나, 계속에서 벽에 부딪히는 정형행동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스트레스를 받아 이상행동을 보인다면, 그건 결국 건강 악화로 이어질 수 있잖아요. 더 이상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예방이 이루어져야 할 텐데요. 돌고래의 건강을 관리하는 수의사가 상주하고 있긴 한가요?
이승희 기자 ▷ 수의사가 업체는 8곳 중 5곳이고, 나머지 3곳은 협진형태로 수의사가 고래류의 건강을 관리하고 있는데요. 또 대부분 수족관 전체를 1명의 수의사가 담당하고 있어, 질병 또는 상해가 발생하면 적절한 치료를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보호해야 할 동물들의 폐사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이 기자, 이와 관련된 통계가 있나요?
이승희 기자 ▷ 네. 국제 멸종 위기종 고래류의 폐사 현황은 심각한데요. 환경부가 업체들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그동안 폐사한 개체 수는 22마리입니다. 하지만 한 해양환경단체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최소 70여 마리 이상 폐사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차이는 업체들이 고래류 인공증식 미신고, 업체들 간의 내부 거래 미신고 등에 의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상황인데요. 환경부와 해수부는 야생생물보호법에 의거해 해양 멸종위기종 사육시설을 관리하고 조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는 이유로 수족관 관리를 사실상 방치하고 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고래류 한 종에 대한 수족관의 관리 실태만 살펴봐도 이 정도인데, 다른 수많은 해양 동식물의 관리가 어떠한지 짐작이 되네요. 빠른 시일 내에 수족관 전체에 대한 종합점검을 실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제 왜 이런 문제들이 반복되고, 제대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지. 따져봐야 할 것 같아요. 일단 동물원의 지나친 상업화가 문제인 것 같은데.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그 부분도 있습니다. 동물원을 유지하려면 이윤이 필요하죠. 또 이윤을 높이기 위해 재미있는 콘텐츠가 필요하고요. 거기에 사용되는 통상적인 방법이 바로 공연입니다. 돌고래쇼, 사파리나 물개쇼 등이 반복되어 이루어지고 동물원이 쇼를 버릴 수 없었던 건 수익 모델이 마땅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물론 공연이 있으면 아이들이 좋아하니까, 부모들 입장에서는 찾게 될 수밖에 없죠. 하지만 꼭 그런 공연들이 필요한 건가요? 교육 프로그램 등으로 수익을 메우는 방법으로는 안 될까요?
이승희 기자 ▷ 아직까지는 쉽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의식의 변화가 필요한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동물에 대한 의식 변화가 완전히 이루어진 게 아니니까요. 그리고 여기서 한 번 생각해볼 점은, 동물 학대의 주체가 꼭 동물원 측인 것만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럼 동물 학대의 주체가 우리일 수도 있다는 건가요?
이승희 기자 ▷ 네. 얼마 전, 튀니지의 벨베데레 동물원에서 관람객이 던진 돌에 맞은 악어가 죽는 사건이 발생했었죠. 실제로 우리나라에서도 자는 동물을 깨운답시고 유리를 두드리거나 소리 지르는 건 예사입니다. 또 원숭이에게 일반 과자를 던져 줘 영양 불균형을 가져오는 경우도 많고요. 이건 단순히 에티켓이 없는 문제가 아닙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그런 부분들은 의식 개선이 필요하고, 달라져야겠죠. 여러 문제가 있지만, 동물원이 만들어진 데는 이유가 있을 거고, 분명 긍정적인 기능도 존재할 거예요. 어떤가요?
이승희 기자 ▷ 네. 삶의 터전이 이미 파괴돼 자연으로 돌아가기 어려운 동물도 있고, 또 동물원의 순기능도 중요한 건 사실입니다 사실 근대의 첫 동물원은 마리 앙투아네트의 어머니인 마리아 테레지아 왕비를 위해 세워졌습니다. 동물 보호와는 상관없었고요. 강력한 왕권의 상징이자 유희의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현대로 넘어오면서 여러 사회적 역할을 부여받게 된 것이죠.
이승연 아나운서 ▶ 처음은 그랬지만, 이제는 달라졌죠. 현재의 동물원은 어떤 기능과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봐야 할까요?
이승희 기자 ▷ 첫 번째는 교육 기능입니다. 동물원은 박물관의 일종이기도 하니까요. 나라마다 차이가 있지만 교육 프로그램도 다양하고, 생태지식과 생명존중도 배울 수 있습니다. 또 동물보호 및 연구 기능도 있는데요. 유럽들소, 프세발스키 말, 하와이기러기 등은 동물원의 노력으로 멸종 직전에서 가까스로 벗어난 동물들입니다. 중국이 원 서식지인 사슴 사불상은 중국 내에서 멸종됐지만 영국에서 번식에 성공했고요. 이후 세계 각국의 동물원에 보내져 약 1000여 마리가 사육되고 있기도 하죠.
이승연 아나운서 ▶ 네. 그렇게 긍정적인 부분들도 분명 존재하죠. 그 외에 또 다른 기능도 있을까요?
이승희 기자 ▷ 마지막으로 레크리에이션 기능입니다. 한 사람을 위해 만들어진 오스트리아의 동물원의 유희적 기능이 대중에게 풀린 셈이죠. 스트레스가 높은 도시 문명 속에서 자연과 유사한 환경을 마주해 심신의 안정을 찾을 수 있고요. 인터넷에서 동물원 방문기를 찾아보면 즐거웠다는 반응이 대다수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저도 마찬가지지만, 많은 사람들에게 동물원은 추억의 장소이기도 하죠. 그에 대한 관리만 제대로 이루어진다면, 지금 알아본 순기능들을 살리면서 동물 보호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이제 그 대책에 대해 알아볼게요. 이승희 기자, 제대로 된 동물원 관리를 위한 대책. 어떤 방법들이 있을까요?
이승희 기자 ▷ 일단 사육사들의 처우 개선 문제 등이 개선책으로 꼽히고 있고요. 또 동물원은 원장을 비롯해 운영팀과 진료팀, 사육팀 각각의 역할이 모두 중요하기 때문에, 경험에 따른 전문직이 담당해야 합니다. 더불어 동물원의 사육시설 개선 못지않게 동물 질병 시스템도 시급히 개선해야 하는데요. 질병관리와 사육관리팀의 꼼꼼한 기록과 충분한 공유가 필요합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당장 동물들의 체계적인 질병 관리 대책과 사육 관리 시스템부터 서둘러 손을 봐야 한다는 건데요. 보다 체계적인 보호를 위해, 법적으로 동물들의 환경과 건강을 보장받을 수는 없는 건가요?
이승희 기자 ▷ 동물원 사육동물의 학대 방지를 골자로 한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 법률. 즉 동물원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시행을 앞두고 있는데요. 사실 이 법은 2012년 강원 원주시 한 동물원에서 사육되던 호랑이가 경영난으로 방치돼 아사 직전까지 간 사건이 시발점이었고요. 그 후 동물보호단체 등에서 동물원 동물들을 위한 법 제정이 시급하다고 주장해, 작년 5월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그 동물원법은 어떤 내용을 담고 있나요?
이승희 기자 ▷ 동물원법은 동물원과 수족관을 야생동물을 보전, 연구하고 그 생태와 습성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국민에게 제공하여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하는 시설로 정의하고 있고요. 그러면서 이들 시설이 시설명세, 전문 인력, 질병관리계획, 멸종위기종 보유현황 등을 근거로 시도지사에게 등록하여 운영하도록 했습니다. 또 적정한 사육환경을 제공하고, 정당한 이유 없이 상해를 입히지 말 것을 선언적으로 규정했고요.
이승연 아나운서 ▶ 네. 동물원법 제정이 동물원에서의 안전사고를 막고 동물복지를 증진시킬 첫 걸음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 가져보겠습니다. 또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아, 그런데 해외에서는 아예 동물원을 없애자는 주장이 있다고요?
이승희 기자 ▷ 네. 스페인에서 동물 권리 보호를 위해 동물원에서 동물을 없애고 가상현실, VR 영상 등으로 대체하자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단순히 동물원을 개수나 보수하는 수준이 아니라 우리에 갇힌 300종, 2000마리 상당의 동물을 모두 VR 영상으로 대체해야 한다는 건데요. 이유는 동물을 우리에 가둬 관리하는 것이 학대에 가깝고 친환경적이지도 않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승연 아나운서 ▶ 네. 그런 주장이 나온 배경은 이해가 되는데요. 하지만 그렇게 되면 앞서 알아본 동물원의 순기능도 없어지니, 논의가 필요해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건, 동물원의 동물은 과연 행복할까. 라는 건데요. 어떻게 보면 동물원은. 동물이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구조이기도 하죠. 보다 전문적이고 헌신적인 사람들이 관리 운영해, 어린이들이 동물들과 교감하며 마음의 편안을 찾고 어른들 역시 동물들을 보며 다시 한 번 동심을 느껴보는 곳이 되기를 바랍니다. 키워드 포착, 여기서 마칩니다. 이승희 기자,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이승희 기자 ▷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