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지역 상생 모색하는 유통업계

[기자수첩] 지역 상생 모색하는 유통업계

기사승인 2017-05-28 05:00:00

[쿠키뉴스=구현화 기자] 현대백화점이 가든파이브에 '상생'을 강조한 현대시티몰을 냈다. 현대시티몰은 오랫동안 침체되어 온 가든파이브와 함께 크기 위해 상인들과 SH공사에게 임대료를 '러닝 개런티'로 주는 방식을 채택했다. 매출액이 최초 2000억원을 달성할 때 4%를 주고, 500억씩 높아질 때마다 수수료를 더 높이는 방식이다. 현대시티몰은 주변 로데오 상인과도 적극 협력해 상권 홍보를 책임진다는 입장이다. 

골목상권과 상생은 유통업계의 해묵은 키워드이지만 최근 골목상권의 중요성을 피력해온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되며 그 중요성이 더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는 더군다나 이 문제에 관심이 크다. 후보 시절부터 ‘골목상권 및 중소상인 보호’를 천명하면서 국회에서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이 다수 통과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앞으로 롯데몰, 이마트 트레이더스 등 대형 복합몰도 규제 대상이 될 거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근에도 유통 대기업들이 진출하려고 하는 지역에서 지역 상인과 갈등을 빚는 경우가 많다. 신세계는 인천, 현대는 대전, 롯데는 서울 상암 등등이다. 전국구로 확장되는 점포에 실제로 피해를 보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유통업계로서는 더욱 더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아지고 있다. 시장 지배력이 있는 대기업에 비해 소상공인은 약자의 위치에 있어 상대적으로 목소리가 작다. 상생은 당연히 환영받을 만한 일이다. 대기업들이 점차 신도시 외곽으로 발을 넓히는 것은 이 같은 골목상권 침탈 비난이 덜한 지역이어서일 터다. 

다만 상인들은 목소리를 키우면서 동시에 소비자의 복리 후생도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이 도입된 후에도 전통시장의 일평균 매출액은 2012년 4592만원에서 2013년 4271만원으로 더 줄었다. 2014년 4472만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크지는 않은 수치다. 각종 규제에도 전통시장이 소비자를 끄는 데 성공해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리모델링과 주차장 확보뿐 아니라 소비자 접객이나 상품 포장에 있어서도 더욱 세련되어지고, 힘을 갖추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 소비자의 높아진 눈높이를 충족시켜야 할 의무가 있는 것이다. 

신세계의 경우 당진 노브랜드 전문점 등에서 지역상인과 상생하는 모델을 보여 주기도 했다. 롯데닷컴도 가락시장 상인과 손잡고 식재료를 배송해 주는 서비스를 시작했다. 잘 알려진 유통기업에서 지점을 내면 주변 소비자의 후생이 높아지고 사람이 모이고 도시가 발전한다. 또 유통대기업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가게를 선별해 소개해 주면 더욱 잘 팔린다. 유통대기업도 혼자만 과실을 따먹을 게 아니라 마케팅 기법, 세련된 점포를 갖추는 팁 등 다양한 노하우를 전수하면서 함께 사는 방법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상인들도 열려 있는 마음 자세로 변화를 받아들이고 소비자 지향의 마음을 가져야 할 필요가 분명히 있다. 

kuh@kukinews.com

구현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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