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가천대학교 모 학과 학생회장이 사적인 용도로 학생회비를 사용하려고 해 논란이다.
1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가천대 학생회장이 공금을 사용하는 방식’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가천대 익명 SNS 페이지인 ‘가천대학교 대나무숲’에 올라온 글을 캡쳐해 첨부했다.
첨부된 사진에 따르면 가천대 모 학과 학생회장인 A씨는 “XX대 학술부장 B학우 아버님이 뇌출혈로 쓰러지셨다”면서 “이번 춘계답사가 끝난 뒤 138만9550원이 남았다. 이 돈을 춘계답사를 위해 힘썼던 B학우에게 (기부해) 힘이 되어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남은 공금은) 큰 금액이지만, (재학생) 한 사람당 7700원 정도로 돌아가는 금액”이라며 “B학우가 학술부장인 것과 제 여자친구인 것을 부정하지 않겠다. 개인적으로 도와주고 싶다. 이럴 때 힘이 되고 싶은 마음을 누군가 욕하더라도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렇게 해서라도 돕고 싶은 마음과 상황을 부디 이해해달라”며 “작은 도움에 동의해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기부를 원하지 않는 학생들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A씨는 “기부를 원하지 않고 돌려받기를 원하신다면 조장에게 말해달라. 조장이 무기명으로 돌려드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논란이 커지자 B학우는 SNS를 통해 “아무리 동기고 선후배라고 해도 부담되는 분이 있다면 (기부금을) 받고 싶지 않다. 혹시 아빠에게 해가 될까 겁나는 마음뿐”이라며 “조장분들이 오픈된 단체 채팅방을 열어 (기부금 사용을) 잘 판단해주길 바란다”고 해명했다.
해당 글을 접한 가천대 재학생은 댓글을 통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인용 사유가 미르·K스포츠 재단의 강제 모금 활동이었다. 기부 강요는 대통령도 끌어내릴 수 있는 심각한 사안”이라며 “기부하기 싫은 학생들은 말해달라고? 저 상황에서 누가 싫다고 나설 수 있겠나”라고 일침을 가했다.
네티즌 또한 “그렇게 돕고 싶으면 본인이 아르바이트해서 도우면 되잖아” “자기 필요한데 쓰라고 학생들이 학생회비 낸 줄 알아?” “7700원이 적은 돈이라는 건 누구 기준이야” “학생회장 여자친구 아닌 사람은 서러워서 살겠어”라며 질타했다.
가천대 해당 학과 관계자는 “학과 교수들이 회의를 진행해 (상황 수습 및 징계 처분을) 결정한다고 들었다. 다만 아직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면서 “문제가 된 학생회비는 절대 (B학우를 위해) 사용되지 않았다. 주말 동안 학과 학생들에게 남은 공금이 전부 지급된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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