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창원=강승우 기자] LG전자가 협력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1차 협력업체 대표를 청부 고소‧고발 사건과 관련, LG전자 전 간부와 함께 주도적 역할을 한 또 다른 LG전자 협력업체 대표가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마산지원 형사3단독 최지아 판사는 13일 특수절도‧업무상배임‧사기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LG전자 1차 협력업체 대표 김모(57)씨에게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활동 300시간을 선고했다.

최 판사는 특수절도‧사기 혐의로 기소된 김씨가 운영하는 업체 직원 정모(42)씨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또 사기미수 혐의로 기소된 전 LG전자 부장 권모(46)씨에게 징역 4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권씨와 김씨는 LG전자 1차 협력업체 대표였던 강모(48)씨를 상대로 실제 받을 물품대금보다 더 많은 채권이 있는 것처럼 속여 허위 민사소송을 제기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강씨가 반박하는 증거를 제시하자 소를 취하했다.

김씨는 또 강씨가 운영하던 회사가 파산하자 자신이 운영하는 회사에 사용할 목적으로 5억원 상당의 설비를 훔친 혐의로도 재판에 넘겨졌다.

정씨는 강씨가 운영하던 업체가 파산 과정에서 근로자 임금과 퇴직금을 모두 지급했는데도 미지급 급여가 있는 것처럼 속여 근로자 8명 급여 2300여 만원을 이중으로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최 판사는 “이들이 강씨를 상대로 악의적으로 고소‧고발한 사실이 인정되는 등 죄질이 나쁘다”고 판시했다.

다만 “범행 사실을 일부 인정하는 점 등을 들어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고 했다.

최 판사는 김씨와 정씨가 강씨 소유 회사의 자재 일부를 훔친 혐의 일부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LG전자 협력업체 청부 고소‧고발 사건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LG전자 1차 협력업체를 운영하던 강씨는 LG전자로부터 거래중단 통보를 받았고, 결국 파산했다.

이에 강씨는 LG전자를 상대로 특수절도 등의 문제를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LG전자가 협력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강씨의 고소‧고발을 청부했다는 게 핵심이다.

특히 권씨는 이번 판결에 앞서 업무상배임 혐의로 기소돼 항소심에서 징역 1년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 사건 배임 금액 가운데 일부가 LG전자 협력업체의 실제 운영자인 강씨에 대한 고소‧고발 등 소송비용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며 “그 범행 경위나 수법, 범행 후 정황 등에 비춰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시했다.

특히 이날 유죄 판결을 받은 사건들은 과거 검‧경 수사기관에서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됐거나 단독범으로 처리된 것이다.

김씨 특수절도 건은 2009년부터 검‧경 수사기관에서 수차례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됐다.

또 정씨 사기 사건도 2012년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됐었다.

권씨와 김씨의 사기미수 사건도 2012년 또 다른 협력업체 대표 A(48)씨 단독 소행으로 종결됐다가 A씨의 양심선언으로 사건의 실체가 드러나게 됐다.

이 사건 피해자인 강 전 대표는 “사건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오랫동안 싸워왔고 9년 만에 진실이 밝혀졌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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