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김옥연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이하 KRPIA) 회장은 협회에 첫 여성 이사진으로 참여해 2015년 3월 회장을 맡은 제약계의 대표적 여성리더 중 한명이다. 서울대학교 약학대학을 나와 2012년부터 한국얀센 사장이자 얀센 북아시아 총괄 사장을 겸임하고 있다.
김옥연 회장은 국내 제약산업이 발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제약사와 협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제약산업에 대해 미래성장동력이자 미래먹거리산업이라고 말한다. 또 최근 강조되는 4차 산업혁명의 중요한 줄기인데 말에서 그치지 않고 실현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컨트롤타워를 통한 적극적인 추진의지와 실천이 따라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협회는 글로벌 제약사와 국내 제약사가 상생하는 환경을 만드는데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1990년대만 해도 한국의 임상연구가 국제적 위상이 높지는 않았다. 국제임상시험 기준 도입과 인증을 받으면서 위상이 올라갔고, 현재 서울이 임상시험 1위의 도시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글로벌제약사의 교육과 연구참여라고 생각한다”는 김 회장.
그는 “혁신적 신약에 대한 초기임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차원의 임상역량을 증명하는 것이다. 전 세계에서 최초로 사람에게 투여하는 연구를 한국에서도 시작한 게 7년이 됐다. 할 수 있다는 사실자체가 놀라운 것이고, 긍정적이며, 그 결과에 따라 우리나라 연구자 및 연구센터가 글로벌에 알려지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또 “국내 제약사가 신약을 개발할 경우 한국 내 임상을 빠르게 잘 할 수 있지만 글로벌에서 받아들여질 만한 대규모, 다양한 인종, 폭넓은 환자군에서의 임상을 하기에는 규모나 속도 면에서 따라갈 수 없다. 때문에 제휴·협약을 통해서 더 빠른 시간에 질 높은 임상결과를 도출해 낼 수 있는 협력을 하는 것이 글로벌 회사나 국내제약사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반면 국내 약가제도에 대해서는 혁신적 치료제의 접근성을 어렵게 하고 있다며 아쉬워했다. 김 회장은 “치료에 대한 접근성과 산업으로 가치를 극대화 할 수 있는 사회적·경제적·제도적 기반이 마련 등 두 가지 측면이 있는데 이들의 교차점이 ‘혁신적 신약에 대한 가치인정’이라고 생각한다”며 “정부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속도와 폭이 좁은 게 매일 느끼는 한계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선 필요성은 많은 분들이 인정하시는데 산업육성과 신약접근성에 대한 관점이 보험관리, 비용통제 우선순위에 항상 밀리는 것 같다. 그렇다고 협회가 계속 징징대서는 안 될 것 같고, 보험재정에 큰 부담 없이 산업을 육성하면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책 개발단계부터 같이 이야기를 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제약계는 최근 들어 더욱 ‘윤리경영’을 강조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윤리와 경영이 단기간으로 보면 대치된다고 볼 수 있지만 윤리경영을 하지 않고 중기, 장기로 가면 결국은 실패한다는 것을 연륜 있는 기업들을 보며 깨달았다”며 “경영과 윤리는 같이 가야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명망 있는 글로벌 기업도 그렇게 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그렇게 갈 것이다. 윤리경영이 곧 경쟁력이라는 생각이다”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KRPIA는 2002년 국내 최초로 공정경쟁규약을 마련한 단체이다. 새로운 윤리기준 등을 만들었다는 것도 사회적 기여라고 생각하고, 새로운 기준을 마련하고 앞서가고 있다는 자부심도 있다”며 “김영란법 만들어졌을 때도 우리는 이미 더 강하게 하고 있어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자신감도 있었다. 앞으로도 기준을 더 앞서 나가려고 생각한다. 좀 더 엄격하고 높은 수준의 윤리성을 스스로에게 적용하고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초 협회는 1999년 설립이후 처음으로 한국다국적의약산업협회에서 한국글로벌의약산업협회로 한글명칭을 변경했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KRPIA의 정확한 번역은 연구중심제약기업협회이다. 우리나라가 제약을 성장 동력으로,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상황에 글로벌 혁신이 한국으로 들어오고, 한국의 혁신이 글로벌화 하는데 더 기여하고 협력하겠다는 취지에서 글로벌제약사라고 명칭을 변경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변경된 명칭이) 우리로서 만족스럽지는 않고, 정체성을 제대로 담은 이름은 아닐 수 있지만 최근 수년 사이 제약산업의 방향성을 담은 이름 변화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