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내신허술관리 속 전주전통고 학생·학부모 갈등 첨예...교육당국 허술행정 대립 자초

[종합] 내신허술관리 속 전주전통고 학생·학부모 갈등 첨예...교육당국 허술행정 대립 자초

기사승인 2017-07-06 20:04:38

[쿠키뉴스 전주=고민형 기자] 전북 전주 한국전통문화고(이하 전통고)의 허술한 내신 관리 때문에 애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학교 성적에 대한 ‘통합산출 방식’과 ‘학과별 분리 방식’으로 이해관계가 극명히 나뉘어지기 때문에 학생들도, 학부모들도 한 치도 물러섬이 없다. 쿠키뉴스 전북취재본부가 그 내막을 들여다본다.

▲문제의 발단

전통고는 지난 2002년 특성화고로 개교했다.

특성화고때는 ‘학과별 분리 방식’을 통해 내신 성적을 관리해왔고 이때가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

문제는 전통고가 2012년 일반고로 전환하면서 부터다.

더 이상 특성화고가 아닌 전통고는 일반고등학교처럼 ‘통합산출 방식’으로 성적을 관리해야 했다.

그러나 전통고는 기존 방식대로 ‘학과별 분리 방식’으로 성적을 관리해왔다.

이를 알아챈 교육부가 일반고처럼 통합산출로 내신을 매기라는 내용의 공문을 전북교육청에 지시, 전북교육청도 같은 맥락의 내용을 전통고에 하달했다.

▲두 패로 갈린 학생과 학부모들

교육부의 ‘통합 산출방식’을 원하는 부류와 ‘학과별 분리 산출방식’을 고수하라는 부류가 첨예한 대치 국면을 보이고 있다.

‘학과별분리 산출방식’을 원하는 학부모 측은 지난 4일 “학교 모집 요강에는 명백히 학과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성적을 분리산출 한다고 나와 있었다”면서 “성적을 통합 산출하게 되면 내신 1등급을 받던 학생이 3등급을 받게 될 수 있어 일부 과 학생들의 들러리로 전락할 수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모집요강을 보고 지원한 학생들이 무슨 잘못이 있는가”라며 “지침을 시행하더라도 모집요강에 의해 이미 학교를 다니고 있는 학생들은 유예조치를 받아 반드시 구제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이제는 다른 편에 있는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섰다.

‘통합 산출 방식’을 원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6일 “공립학교인 전통고가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종합고형태의 일반고임에도 불구하고 내신관리를 교육부 훈령에 따르지 않고 분리산출 해왔다”면서 “교육부와 전북교육청은 불법적 분리 산출로 왜곡된 내신 성적을 조속히 정상화시켜 더 이상 논란의 불씨가 없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법한 내신관리로 허점을 노려 편법이 난무한다면 정유라 입시부정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이것이 바로 교육적폐며 청산돼야 한다”라며 “위법 내신관리로 2015~ 2016년도 왜곡된 내신 성적에 대해 법과 원칙에 따라 생활기록부 학적기록 수정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통고는...‘곤혹’

두 편으로 갈린 학생과 학부모들이 들고 일어서자 전통고는 식은 땀을 흘리고 있다.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하는 학교가 어느 한 편 손들어 주기가 애매하다는 입장이다.

전통고 관계자는 “교육부와 전북교육청이 통합산출 방식으로 할 것을 훈령과 공문을 통해 지침을 내려 보냈다”면서도 “분리 산출을 하면 아무 문제가 없었는데 (상급기관 등이)공문을 보내 이런 일이 이뤄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분리산출 방식의 모집요강을 보고 들어온 학생들이 있는 만큼 해당 학생들을 위해 유예기간을 주는 것이 좋지 않겠나 싶다”고 말했다.

▲전북교육청은...‘교육부 원망’

교육 일선 현장에서 첨예한 대립각이 펼쳐지자 전북교육청은 교육부에 화살을 돌리고 있다.

당초 교육부가 특성화고를 일반고와 분류시키는 과정에서 내신성적도 분류할 수 있는 지침이나 훈령도 같이 포함돼 있었으면 이런 불상사는 생기지 않았을 것이란 아쉬움이다.

그러면서도 전북교육청은 성적 산출 방식을 결정할 권한이 없다며 한 발 빼는 모습이다.

전북교육청 관계자는 "2014년 전국 예술고 교장단이 교육부에 성적산출 방식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가닥을 잡아달라는 건의를 했지만 이후로 진행이 되지 않았다"면서 "교육청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최종적으로 ‘징계’밖에 없다. 성적 산출을 어떻게 하라고 결정할 권한이 없다"고 말했다.

gom21004@kukinews.com

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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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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