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로카드] 한국은 보험? KBL 트라이아웃 제도 계속돼야 하나

[옐로카드] 한국은 보험? KBL 트라이아웃 제도 계속돼야 하나

기사승인 2017-07-19 13:44: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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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키뉴스=문대찬 기자] 19일(한국시간) 미국 라스베가스 데저트 오아시스 고등학교에서 열린 2017 KBL 트라이아웃 및 드래프트 첫째 날에서 중도 포기자가 나왔다. 

5년 여간 인천 전자랜드 유니폼을 입은 리카르도 포웰이었다. 포웰은 이날 부상 등으로 신음한 디온테 크리스마스, 자본 맥크리와 함께 중도 포기를 선언했다.

포웰은 몸 상태가 좋지 않다며 ‘중도 교체 선수’로 KBL에서 다시 뛰고 싶다고 밝힌 뒤 트라이아웃을 포기했다.

중도 교체 선수로 뛰고 싶다는 포웰의 말은 의미심장하다. 

KBL은 트라이아웃 선수층을 넓히기 위해 2015년과 2016년 KBL 경력자가 트라이아웃에 등록하지 않아도 시즌 도중 대체 선수로 올 수 있도록 허가했다. 

그러자 문제가 발생했다. 기존 KBL에서 활약한 외국인 선수들이 트라이아웃을 통해 수동적으로 팀과 계약할 필요성이 사라진 것이다. 

자율성이 보장되지 않는 트라이아웃에 비해 중도교체 선수는 비교적 자유롭게 팀을 선택할 수 있고 계약 조건 등을 놓고 저울질도 할 수 있다. 비시즌 때 해외 리그에 몸을 담는 외인 선수들의 사정 상 중도 교체 선수로 KBL로 복귀하는 게 그들로선 오히려 현명한 선택이다.  

실제로 지난 18일 열린 오리엔테이션에는 총 191명의 등록자 중 48.2%에 불과한 92명의 선수가 참석했다. 특히 KBL 경력자 22명 가운데서는 단 8명만 모습을 보였다. 

그럼에도 이들이 국내 구단 유니폼을 입을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트라이아웃 첫 참가자들과 달리 이들은 이미 검증된 선수들이기에 구단으로선 놓쳐선 안 될 카드다. 외인 선수들은 이런 구단 상황을 이용해 협상 테이블에서 우위에 선다. 올 시즌에도 벌써 적지 않은 구단이 트라이아웃에서 선수들을 뽑은 뒤 가승인 절차를 밟아 선수를 교체할 것이라는 얘기가 속속 흘러나온다.  

부작용을 막기 위해 트라이아웃을 폐지하고 자유계약 제도를 도입해도 또 다른 문제가 생긴다. 자유계약제도 하에선 흔히 말하는 ‘대어’ 영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그만큼 구단 간의 자본 경쟁이 치열해진다. 

KBL은 외국인 선수 의존도가 높은 리그다. A 구단이 ‘대어’를 영입한다면 B구단으로선 내키지 않아도 등 떠밀리듯 그에 버금가는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리그가 침체된 상황에서 구단에 거부감과 부담을 짊어줄 수 있다. 

국내 선수들이 ‘대어’와의 기량 차이를 극복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흔히 우려하는 것처럼 ‘대어’가 리그 생태계를 단숨에 망가뜨릴 수 있다.

그러나 자유계약 제도를 언제까지고 미룰 순 없다는 지적도 있다. 자국 선수 보호에만 급급하다보면 리그가 도태되는 결과까지 초래할 수 있다. 오히려 기량이 뛰어난 신선한 외국인 선수의 등장은 국내 선수들의 기량 증진 뿐 아니라 팬을 농구장으로 끌어 모으는 계기가 될 수 있다.

KBL은 2018~2019시즌부터 자유계약 제도를 도입할 계획이지만 일부 구단의 모호한 입장으로 진전이 더딘 것으로 알려졌다.

의미자체가 무색한 트라이아웃으로 인해 시즌 시작 전부터 잡음만 불거지고 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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