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온마음센터)가 세월호 유가족을 수상 레저 프로그램에 초대해 논란이다.
세월호 참사 피해자 예은양의 아버지 유경근씨는 31일 저녁 자신의 SNS에 온마음센터로부터 받은 웹자보와 문자 내용을 캡쳐해 게재했다. 캡쳐된 웹자보(대학 교내에 부착하는 대자보의 인터넷판)에 따르면 온마음센터에서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을 대상으로 ‘핫 썸머 수상 레저’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센터 측은 유씨에게 “무더운 여름, 가족과 함께 북한 강변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수상 레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면서 “자세한 내용은 웹자보를 참고하면 된다. 신청해주면 감사하다”는 문자를 보냈다.
유씨는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는 온마음센터에 “세월호 유가족들이 수상 레저를요? 진심입니까?”라고 답장을 보냈다. 또 그는 SNS 글을 통해 “온마음센터(에서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할 시간과 마음도 없었다. 앞으로도 없을 것”이라며 “지금도 물만 보면 예은이가 보여 (물속으로) 뛰어들고 싶은데 수상 레저를 하라는 말인가?”라고 분개했다. 이어 “강물이니까 괜찮다는 건가? 맞서서 이겨내라는 건가? 아니면 물 먹고 정신 차리라는 깊은 뜻인가?”라며 “치유센터가 아니라 잔혹센터냐”고 꼬집었다.
네티즌들은 “화재 트라우마가 있는 소방관에게 함께 찜질방 가자고 할 사람들이네” “관계자들은 무슨 생각으로 기획한 거지” “프로그램 하나가 진행되기까지 수많은 사람을 거쳤을 텐데, 그중 누구 하나 건의하지 않았단 말이야?” “공감 능력이 모자란 것 아니냐” 등의 댓글을 달았다.
온마음센터 측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피해자 가족들이 물놀이를 가는 프로그램을 기획했었다”면서 “피해자의 형제‧자매들은 부모가 허락하지 않아 물놀이를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자리를 마련해주면 그들에게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작년에도 만족도가 높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세심하게 배려하지 못하고 홍보한 점은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불편함을 느끼실 수 있는 유가족이 있다는 점을 간과했다. 앞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할 때 더 신중을 기하겠다”고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