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자동차보험료, 왜 지금 내리나

[기자수첩] 자동차보험료, 왜 지금 내리나

기사승인 2017-08-12 05:00:00


[쿠키뉴스=송금종 기자] 대형 손보사들이 자동차 보험료를 내린다. 개선된 손해율만큼 상반기에 호황을 누렸기 때문이다. 손해율은 고객이 낸 보험료 대비 지급하는 보험금이다. 이 값이 작을수록 보험사가 가져가는 수익은 커진다. 적정손해율은 77~78%로 알려졌다. 업계 1위인 삼성화재의 올해 1분기 누적 손해율은 76.3%로 전년 동기 대비 3.6%p 하락했다. 현대해상 1분기 누적 손해율은 77.4%로 같은 기간 3.5%p 떨어졌다.

자동차 보험료 인하가 주목받는 이유는 앞서 보험을 가입한 운전자들의 지출부담이 줄어서다. 다른 이유는 인하시점이다. 보험사들이 왜 이 시기에 보험료를 내리는가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보험사들은 손해율 개선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그렇다면 이전에는 같은 사례가 없었던 걸까.

손해율 개선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됐다. 태풍이나 폭설피해가 예년대비 적었다. 또한 경미사고 수리 및 외제 차 대여기준 변경 등 효과로 이 기간 손해율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보험료가 즉각 떨어진 건 아니었다. 삼성화재는 지난해 상반기 보험료를 올렸다가 12월말이 돼서야 내렸다. 그리고 올해 3월 올렸다가 이번에 다시 내린다. 손해율이 좋아졌다고 해서 보험료를 내렸다고 보기엔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보험사들이 새 정부 눈치를 보고 있다고 해석한다. 보험사들이 정책 기조에 맞추기 위해 손해율을 핑계로 자동차 보험료를 미리 내린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새정부의 압박이 심하니까 업계가 이렇게 일하고 있다는 걸 선제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라고 것. 반면 보험업계는 정부 정책을 따라가려는 의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물론 양쪽의 입장차는 있다. 하지만 일관되지 못한 움직임은 결국 자기 이익을 대변하려는 꼼수에 지나치지 않다는 걸 알아야 한다. 보험사들이 당분간 정책 방향에 맞게 대안을 모색하겠지만 또 어떻게 돌변할지 모른다. 다음주면 손보사 네 곳이 보험료를 내린다. 이들이 조만간 실손 보험료에도 손을 댈지 주목된다. 최근 정부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대책을 발표하면서 실손 보험료 인하 압박이 더 커진 상황이어서다.  

song@kukinews.com

송금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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