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이승희 기자] 살인 예고 방송을 한 유튜버(유튜브 이용자) 신고 글에 “처벌할 근거가 없다”는 답변이 돌아와 논란이다.

21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여성 살인 예고(방송을 진행한) BJ 신고 결과’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작성자는 지난 10일 국민신문고 홈페이지에 “유튜버 ‘김윤태’가 여성 BJ ‘갓건배’와 목소리가 비슷한 사람의 신상을 추적한 뒤, 죽이기 위해 찾아가는 모습을 생방송 했다”면서 “당시 약 7000명의 시청자가 이를 방관했다”고 게재했다. 이어 “김윤태는 20만원을 주면 한숨 자고 일어나서 죽이러 가고, 40만원을 주면 지금 당장 죽이러 가겠다고 했다”며 “해당 범죄는 사회적 파급력에 비해 처벌 강도가 몹시 낮았다. 추후 유사범죄 재발이 우려되니 처벌의 강도를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국민신문고 측은 21일 오전 작성자에게 신고 글에 대한 답변을 전했다. 작성자가 캡쳐한 사진에 따르면 국민신문고는 “제기된 민원을 토대로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 및 사건 대상자 김윤태를 통해 사실관계를 파악해 본 결과, 살해 예정 장소로 언급했던 곳(부천시)이 아닌 주거지(하남시) 근처에서 소재가 확인됐다”면서 “살해하려는 의사가 없었으며, 살인 실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외적 행위가 없었던 점 등을 볼 때 살인예비로 법률을 적용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작성자를 포함한 네티즌들은 “대처가 너무 안일하다”며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김윤태는 지난 10일 새벽 “갓건배의 집으로 추정되는 3개의 주소를 제보받았다. 기다리라”며 살해 예고 생방송을 진행했다. 그는 같은 날 새벽 시청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경기 모처에서 체포됐다. 당시 경찰은 김윤태에게 경범죄처벌법상 ‘불안감 조성’ 조항을 적용해 범칙금 5만원을 부여했다.

해당 사건은 국회에서도 공론화된 바 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 유튜버가 20만원만 주면 살해하고 오겠다고 예고한 뒤, 이 과정을 실시간으로 중계했다. 그 여자가 아닌 다른 여자가 있더라도 살해하겠다는 발언을 했다”면서 “피해자의 입장에서 보면 살해 협박이고 예비 음모”라고 지적했다. 또 “경찰은 ‘유튜브가 원래 그런 특성이 있지 않느냐’며 살인 중계 생방송을 한낱 인터넷상에서의 장난으로만 인식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꼬집었다.

진 의원은 희외에 참여한 이철성 경찰청장에게 “여성이 겪는 공포와 폭력은 상상을 초월하는 방식으로 다양해지고 있다”면서 “유튜버를 그냥 돌려보낸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이해할 수도 없다. 보강해서 수사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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