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최장 연휴, 어린이집 선생님은 '토막 연휴'

10월 최장 연휴, 어린이집 선생님은 '토막 연휴'

자녀 맡기고 놀러가는 부모들은 ‘당연’…출근하는 부모는 오히려 미안해해

기사승인 2017-09-12 04:00:00
10월2일이 임시공휴일로 지정되며, 9월30일부터 10월9일까지 10일의 연휴가 결정됐지만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혜택을 보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10월2일 임시공휴일에 당번 보육교사가 출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협조공문을 발송했다. 물론 의무사항도 아니고, 사전 수요조사를 통해 어린이집에 보내겠다는 학부모가 있는 경우가 해당되지만 대부로 당번교사를 운영해야될 상황이다. 

이번 연휴를 기대했던 어린이집 보육교사들은 허탈해 하고 있다. 보육교사의 경우 보통 연·월차가 없고, 여름방학과 빨간 날 정도만 쉬는데 장기 연휴가 토막 난 것이다.

서울 강남 소재 어린이집에서 근무하는 A교사는 “어린이집은 10월2일에 안 쉴 것 같다고 한다. 그날만 기다리며 버텼는데”라며, “여름휴가에도 선생들이 돌아가면서 당번을 섰는데 이번에도 연휴를 제대로 쉬기는 쉽지 않을 듯하다”라고 보육교사의 열악한 근무여건을 하소연했다. 

특히 “학부모들이 직장에 나가야 하는 경우 (어린이집을) 운영하는 것은 힘들지만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직장을 다니는 부모들이 미안해하며 아이를 맡기신다”며 “하지만 자신들이 쉬기 위해 아이들을 맡겨놓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또 수요조사에서는 안 맡긴다고 하고, 당일 갑자기 오셔서 문이 닫혀 있는 걸 보고는 ‘정부에서 운영하라고 했는데 왜 문이 닫혀있냐’며 화를 내며 전화하는 경우도 있다”며 어려움도 토로했다.

실제 일부 어린이집은 아이를 돌볼 수 있는 부모(부모 중 한명이 일을 안 하거나, 임시 공휴일에 직장이 쉬는)들도 임시공휴일에 아이들을 보내고 있는 상황으로 정부 역시 이 같은 문제에 대해 인지하고 있다. 

보건복지부 보육기반과 관계자는 “관련 공문을 보낸 것은 맞다. 모든 선생님이 출근해달라는 것은 아니고 보육 수요 조사를 해서 당번교사를 운영할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내용이다. 이는 그동안 임시 공휴일 때마다 해온 부분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임시 공휴일에도 출근하는 직장이 있어 보육 수요가 있다. 달력에 빨간날로 표시돼 있는 경우 부모들도 대비를 할 수 있지만 임시 공휴일은 그렇지 못해 수요조사를 한 뒤 (수요가 있으면) 당번 교사를 배치해달라는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불필요한 보육 수요가 늘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보육교사들의 불만은 알고 있지만 불가피하다. 교사들 불만은 꼭 필요하지 않은데 부모들이 맡겨놓고 놀러간다는 것이다”라며, “그렇지 않도록 어린이집 원장이 잘 협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휴일이라 강제사항이 아니고, (이번 공문은) 협조를 요청하는 공문이다. 거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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