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의 거듭된 오보에 국민의 불만이 극에 달했다.
기상청은 11일 부산을 포함한 남부지방에 시간당 30mm 이상의 강한 비가 150mm 이상 쏟아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그러나 부산은 영도구를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 200mm가 넘는 폭우가 쏟아졌다. 도로 곳곳이 많은 비로 인해 ‘교통 마비’를 겪었다. 어민들이 배수 통보를 받지 못한 탓에 선착장에 정박 중이던 어선 4척이 전복되거나 침몰하기도 했다.
지난 7월은 기상청의 오보로 충북 청주시가 피해를 입어야 했다. 지난 7월 16일 청주기상지청은 “시간당 20mm의 강한 비가 내리겠으나 강수량은 80mm 안팎을 기록하겠다”고 전망했다.
결과는 전혀 달랐다. 청주 시민들은 이른 아침부터 쏟아지는 폭우와 씨름해야 했다. 당시 청주에는 시간당 최고 90mm의 비가 내리며 곳곳에서 호우 피해가 잇따랐다.
‘적중률’ 면에서도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는 형편없다. ‘적중률’은 맑은 날을 제외하고 비가 온다고 예보한 날만 따져서 평가하는 것이다. 감사원의 감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년 동안 기상청의 비 예보 적중률은 약 46%다.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기상청의 오보는 날씨뿐 아니라 북한의 핵실험 당시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지난 3일 북한이 6차 핵실험을 감행했을 때 기상청은 “6차 핵실험의 폭발력은 5차 핵실험의 9.8배”라고 말했다. 그러나 오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5~6배 크기”라고 정정했다.
뿐만 아니다. 지난 3일에는 “인공지진 뒤 2차 지진은 없었다”고 했으나, 이틀 뒤 “2차 지진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고 말을 뒤집었다.
기상청에서 사용하는 수치예보 모델이 한국의 실정과 맞지 않기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한국과 영국은 기상환경이 달라 영국의 수치예보 모델을 그대로 사용할 경우 오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의 타파를 위해 기상청은 지난해 말부터 한국형 국지예보모델 개발팀을 개설했다. 이르면 4년 안에 한국형국지예보모델을 개발하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또 내년 5월 쏠 예정인 천리안 2호를 이용해 천리안 1호만 쏘아 올렸을 때보다 더 많은 기상 정보를 받게 될 전망이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