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에서 규모 5.8의 지진이 일어난 지 1년이 지난 가운데 또 다른 강진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해 9월 12일 오후 7시 44분 경주시 남서쪽 8.2km 지역에 규모 5.1의 지진이 발생했다. 오후 8시 32분에는 규모 5.8의 강한 여진이 계속됐다.
경주 지진 이후에는 최근까지 600회 이상 여진도 이어졌다. 기상청에 따르면 9·12 경주지진 이후 발생한 여진은 지난 11일 오후 2시 기준 총 633회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규모별로 보면, 규모 1.5~2.0이 443회, 2.0~3.0이 168회, 3.0~4.0이 21회, 4.0~5.0이 1회다.
◇“경주 지진 후폭풍, 반드시 올 것”
전문가들은 앞으로 대규모 지진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이희권 강원대학교 지질학과 교수는 “과거 우리나라에 지진 단층 운동이 반복적으로 나타난 증거들이 나오고 있다”며 “앞으로 최대 규모 7 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어 “과거 연구 자료를 보면, 20만 년 전 내지 10만 년 전 발생한 지진에 대한 지질학적 증거들이 있다”며 “한반도에 강진이 발생할 가능성은 항상 존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도 “지난해 우리나라에 규모 5이상 지진 3번이나 발생했다”면서 “지진 패턴을 보면 향후 우리나라는 규모 6.5~7 이상의 강진이 나타날 것”이라고 짚었다.
이들은 경주 지진이 1년이나 지났지만 당국의 대응체계가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손 교수는 “현 정부가 과거 정부에 비해 지진 대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건 사실이다. 하지만 계속 지속될지는 의문”이라며 “최소 2~30년을 보고 대책을 마련해야 하는데, 보통 몇 년 못가 ‘냄비근성’식으로 끝나곤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지진 대책은 하루 이틀 준비한다고 되는 게 아니라 수십 년 걸리기 마련”이라며 “모든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게 도중에 중단하지 말고 지속적으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빗나간 기상청 지진 예측… 혼란만 더 키워
기상청의 지진 예측 실패가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이 교수는 “지진이 발생한 뒤 10초 이내의 ‘골든타임’이 중요하다”면서 “하지만 우리나라는 기상청의 지진 예측도, 지진 대처방안도 미흡한 실정”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손 교수도 “기상청에서 과거 규모 5.5 이상의 지진은 발생하지 않다고 밝히곤 했다”며 “하지만 지난해 경주에서 이를 뛰어넘는 규모 5.8의 강진이 발생했다. 국민들을 안심시키려고 하다 보니 지나치게 보수적으로 예측한 셈”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상청 관계자는 “당시 경주에 여진이 이어질 수 있으니 유의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면서 “현재의 과학적 기술로 5.8이라는 지진 규모를 세세하게 예측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반박했다.
또 “앞으로 규모 7.0이상의 지진이 발생할 수는 있지만 언제 발생할지 시점까지 예측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기상청은 지난해 경주 본진이 발생한 후 “여진은 3~4일 동안 지속되다가 멈출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지난해 9월 10일 오후 8시 33분 경주시 남남서쪽 11㎞ 지역에서 규모 4.5 여진이 발생했다.
조미르 기자 m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