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 시행 여부 따라 대학별 수시 지원 격차 커
“수능 최저 충족 늘어날 것”… 논술 영향력↑
최근 마무리된 2018학년도 대학 입시 수시 모집 결과 논술전형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내신 성적을 만회하기 위한 중상위권 학생들이 대학 입시에서 반전을 꾀할 수 있는 ‘논술전형 시행’ 대학으로 몰렸기 때문이다. 입시 전문가들은 논술 변별력이 커진 만큼 대학들의 출제 경향 등을 더욱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2018학년도 수시 모집에서 고려대 지원 수험생이 급감했다. 3천472명 모집에 2만5409명이 지원해 7.32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고려대가 내놓은 수시 경쟁률은 22.03대 1이었다.
반면 연세대의 경쟁률은 19.95대 1로 지난해(14.37대 1) 대비 상승했다. 논술전형 실시 여부가 두 대학의 희비를 갈랐다는 진단이다. 고려대는 올해 논술전형을 폐지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논술전형은 내신 성적이 부족한 중상위권 수험생들이 노릴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통로이다”라고 말했다.
고려대를 등진 수험생들은 연세대, 한양대 등을 향했다. 지난해 34.61대 1이던 연세대(신촌)의 수시 논술전형 경쟁률은 55.64대 1로 치솟았다. 한양대(서울·87.65대 1)와 서울시립대(45.99대 1), 동국대(서울·35.95대 1) 등도 지원자가 몰리면서 경쟁률이 부쩍 올랐다.
연세대, 동국대의 경우 수능 전에 실시하던 논술을 올해부터 수능 뒤로 옮기면서 수험생 입장에서 부담을 덜고 지원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게 입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수능 영어의 절대평가 적용 등으로 인해 최저 등급을 충족하는 지원자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논술 실력이 갖는 영향력은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임 대표는 “논술 대비가 보다 치밀하게 이뤄질 것이다”라며 “오는 30일 건국대와 시립대, 다음 달 1일 홍익대 등 수능에 앞서 논술전형을 실시하는 대학들의 출제 경향이나 기조 등을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이어 “논술 변별력 강화, 영어 절대평가 시행 등을 감안하면 이번 입시에서 국어, 수학, 탐구 영역의 한두 문제를 더 맞히는 것은 기존 상대평가 영어의 3~4문제 이상을 맞힌 효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논술 대비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최근 논술평가가 방대한 지식이나 확산적 사고를 요구하지 않기 때문에 준비 방법 등에 따라 승산을 가질 수도 있다고 말한다.
이만기 유웨이중앙교육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학의 기출문제와 예시문항 등을 꼼꼼하게 분석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전년도 출제 정보를 담은 대학 선행학습영향평가서가 요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소장은 또 “실제 시험을 보는 것처럼 해당 대학의 시험시간과 글자 수에 맞게 답안을 작성하는 연습이 중요하다"면서 "세심한 부분에서 점수 차이가 날 수 있는 만큼 첨삭지도를 받아볼 것을 권한다”고 덧붙였다.
김성일 기자 ivemic@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