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을 앞두고 최대 물량을 배송하는 택배노동자들이 '징벌적 패널티'로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 징벌적 패널티란 고객에게 서비스지수를 높이기 위해 만든 규칙으로, 규칙을 어겼을 시 월급 등을 공제하는 것을 말한다.
롯데택배에 다니는 택배노동자 A씨는 지난달 월급에서 100만원을 공제 당했다. 비규격화물을 집화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비규격화물이란 화물 세변의 합이 160cm를 초과하거나, 최장변의 길이가 120cm를 초과하는 화물을 말한다.
전국택배연대노조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통의동 참여연대 2층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회사가 일 시킬 때는 직원처럼 부려먹고, 책임질 일 생기면 계약관계를 이유로 ‘징벌적 패널티’를 부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택배 수익은 택배노동자와 간선하차 기사, 상하차 노동자, 택배업체 등이 나눠 갖는데, 문제 발생시 택배노동자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라고 강조했다.
김태완 택배연대노조 위원장은 “택배회사들이 대부분 택배노동자에게 공지하지 않은 채 한달 수수료에서 패널티를 선공제후 지급한다”며 “이로 인해 패널티를 공제당한 택배노동자는 뒤늦게 알거나 금액이 적으면 모르고 지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택배회사는 배송수수료의 최대 1400배에 달하는 페널티를 부과하고 있다. 롯데택배는 계약서상에 고객에게 폭언 및 욕설시 건당 100만원의 패널티를 부과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지난 2013년 택배노동자이 파업 투쟁을 통해 패널티 폐지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여전히 패널티가 존재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경옥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사무처장은 “수수료를 먹고 사는 택배노동자들이 알지도 못한 채 100만원의 패널티를 받고 있다”면서 “대기업이 노동자들을 임금착취하고 벌금까지 뜯어내는 관행을 없애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진일 택배연대노조 정책국장은 “추석 특별기간 택배노동자들은 평균 15시간 이상 근무를 한다”면서 “택배회사들은 부당이득을 갈취하는 과도한 징벌적 패널티를 폐지하라”고 요구했다.
택배노동자들은 노조 신고 필증 발부를 요구하면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25일째 노숙농성을 진행 중이다. 오는 25일에는 택배노동자에 대한 노조 필증 발부 여부가 최종 결정된다.
조미르 기자 m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