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이 이른바 ‘블랙리스트’에 속한 문화·예술계 인사를 압박하기 위해 광고주까지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중앙지검 국정원 전담 수사팀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MB정부 당시 국정원에서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문건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사들을 광고 등에서 섭외하지 말라는 내용이 있었다고 30일 검찰 등 당국은 밝혔다. 해당 문건에는 블랙리스트 인사들을 방송·라디오 등 프로그램에서도 퇴출을 압박한 것으로 보이는 언급도 있었다고 검찰은 전했다.
2010년 1월 만든 것으로 보이는 문건 ‘문화예술체육인 건전화 사업 계획’에선 방송인 김미화씨, 김제동씨 등을 퇴출 대상으로 직접적으로 지목하는 한편 방송사 간부, 광고주에게 이를 주지시켜 배제하도록 하라는 내용이 담겨있다. 또한 해당 인물들의 비리를 찾아내 사회적 공분을 유도하라는 지시도 포함돼있다.
같은 해 8월에 작성된 ‘좌파 연예인 활동 실태 및 고려사항’에서도 ‘포용 불가 연예인’이란 표현을 사용하며 “방송 차단 등 직접 제재보다는 무대응을 기본으로” “간접 제재로 분량 축소” “부처와 지자체, 경제단체를 통해 대기업이 활용 안 하도록” 등으로 직간접적인 관리를 지시했다.
검찰은 당사자를 불러 실제 이 문건을 바탕으로 피해를 본 연예인이 있는지 살필 방침이다.
이다니엘 기자 dn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