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을 선수로서 볼 수 있는 기회는 이제 단 한 번 밖에 남지 않았다.
이승엽은 2017 정규시즌 최종전이 열리는 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은퇴식을 갖는다.
1995년 지역 연고팀인 삼성 라이온즈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데뷔한 이후 23년 만이다.
이날 경기 시구자로는 아니 이송정씨가 나서고 이승엽이 시타자로 타석에 선다.
한국프로야구에서 15년, 일본에서 8년을 뛰는 동안 이승엽은 수많은 기록들을 남겼다.
데뷔 3년차인 1997년 시즌 MVP에 오르며 간판선수로 우뚝 선 이승엽은 2년 뒤인 1999년 프로야구 최초로 50홈런을 돌파하며 국민타자라는 닉네임을 얻었다.
한국 최고의 홈런타자임에도 불구하고 좀 더 많은 홈런을 위해 타격폼을 수정한 그는 2003녀 마침내 아시아최다 홈런 기록(56홈런)을 경신하게 된다.
이승엽이 처음부터 타자로 삼성의 유니폼을 입은 것은 아니었다.
이승엽은 1994년말 당시 고졸 선수로는 파격적인 1억5200만 원 이라는 큰 금액을 받고 투수로 입단했다.
하지만 당시 우용득 감독과 박승호 타격코치의 권유로 타자 전환이라는 모험을 단행했다.
성공이었다. 이승엽은 데뷔 첫해인 1995년 104안타 13홈런, 73타점, 타율 0.285의 기록을 남겼다.
이후 1997년 데뷔 3년 만에 32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삼성 구단 3번째 홈런왕으로 이름을 올렸다.
1999년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50홈런 시대를 연 이승엽은 2003년 10월 2일 일본 프로야구 오 사다하루가 세웠던(1964년) 한 시즌 최대 홈런 기록인 55개보다 하나 더 많은 56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아시아 홈런왕’에 올랐다.
이후 일본으로 건너간 이승엽은 활약과 부진을 함께 겪은 뒤 2012년 고향 팀인 삼성으로 복귀했다.
3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2013년을 제외한 나머지 5시즌 동안 20홈런 이상 쳐 내면서 팀 내 중심타자로 활약했다.
2015년 이승엽은 “선수생활은 앞으로 2년 정도 남았다”며 자신의 은퇴시점에 대해 조금씩 언급하기 시작했고, 이제는 “어떤 곳이든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마지막을 준비하고 있다.
팬들도 그의 은퇴를 진심으로 축하하고 있다.
삼성이 지난달 24일 블루회원을 대상으로 은퇴식 경기 사전 판매를 진행한 결과 준비한 1만5000장의 티켓이 하루 만에 모두 팔렸다.
26일 오전 11시부터 내놓은 일반 티켓 9000장은 판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됐다.
차재석(33·대구 용산동)씨는 “아직 선수생활을 할 수 있는데 후배들을 위해 자리를 양보한다고 하니 조금 섭섭하다”며 “하지만 그동안 야구하나로 대구시민의 자긍심을 높여준 이승엽 선수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말했다.
대구=김명환 기자 km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