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실손 보험료 환급…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보험사들

[기자수첩] 실손 보험료 환급…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보험사들

기사승인 2017-10-08 05:00:00

실손의료보험료가 급증하자 정부가 지난 4월 실태파악에 나섰다. 그러자 보험요율 산출기준을 무시한 보험사 20곳이 적발됐다. 그 중 12개사는 과다 산출된 보험료 213억 원을 물어주게 생겼다. 정부는 이들에게 내년도 보험료 산출 시 수정된 내용을 반영하도록 조치했다.

보험사는 반성해야 한다. 어찌됐건 국민을 속이고 보험료를 인상해왔다. 한화, ABL, 교보, 신한, KDB, 미래에셋, 농협, 동부, 동양 등 등 9개 생보사는 2009년 실손보험 표준화 조치 전 보험료율을 표준화 이후 보험료율보다 높게 책정했다. 이밖에 손해율 추세모형을 임의로 선정해 보험료를 과다 책정한 보험사도 있었다.

업계는 이번 감리가 부당하다는 입장이다. 실손보험은 사고 발생률이나 의료비 수준, 가입자수 등 영향을 받기 때문에 매년 보험료가 바뀐다. 이들은 시기상 보험료를 내리도록 정부가 일부러 감리를 했다고 주장한다. 환급과 함께 새 기준을 적용하다보면 손실을 이기지 못하고 실손을 포기하는 보험사도 생길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업계가 자처한 일이다. 그간 소비자 부담을 키운 건 보험사들이다. 물론 갑작스런 환급 조치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부도 이런 사정을 고려한 듯 보험금 환급 외에는 처벌을 내리지 않았다. 3개월간 시스템을 정비하면서 소명할 기회도 줬다. 이 기간 보험사들은 자숙하면서 잃어버린 신뢰를 되찾는 게 우선이다. 아울러 국민들이 실손보험을 믿고 가입할 수 있도록 기반을 다져야 한다.

정부도 보험사들이 보험금 환급을 제대로 이행하는 지 수시로 점검해야 한다.  

송금종 기자 song@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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