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0일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에서 작성한 문건 3건을 공개했다. 해당 문건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지금이 삼성의 골든 타임”이라며 “왕(이건희 회장)이 살아있는 동안 세자(이재용 부회장)가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했다.
또 “삼성의 경영권 승계는 삼성의 경영 기조를 좌우하는 제1 현안”이라며 “삼성의 현안은 한국 경제의 고민거리라고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 “경영권 승계와 관련해 삼성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파악한 뒤, 도와줄 것은 도와달라”며 “삼성이 국가 경제에 기여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모색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다. 해당 문건에는 정부가 삼성의 경영권 승계 문제와 관련해 고민한 흔적도 나타나 있다. 박근혜 정부는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는) 이 회장의 주식을 (이 부회장이) 상속받아 최대 주주의 지위를 지키는 문제로 국한할 수 없다”며 “이 부회장이 실질적인 최고 경영자로 안착할 수 있는가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당시 진행 중이던 삼성 그룹의 계열사 구조조정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정부는 문건을 통해 “삼성전자의 구조조정이 성공하면 이 부회장의 첫 작품으로 부각될 것”이라며 “다만 실패하면 이 회장의 유산으로 정리하라”고 명령했다.
해당 문건들은 이 회장이 쓰러지고 두 달 뒤 작성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7월 청와대의 캐비닛에서 발견됐으며 이후 대통령기록관으로 옮겨졌다.
이승희 기자 aga4458@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