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매출 62조원을 돌파한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낸 가운데 스마트폰 사업에서 전분기 대비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매출 62조500억원, 영업이익 14조5300억원의 올해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메모리 시장 호조 등에 힘입어 반도체 부문에서 매출 19조9100억원과 영업이익 9조9600억원을 내며 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사업을 맡는 IM부문은 매출 27조6900억원, 영업이익 3조2900억원의 실적을 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전분기 대비 각각 8%, 19%가량 줄어든 실적이다.
삼성전자는 중저가 제품의 비중이 높아져 매출과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최상위 제품(플래그십 모델)인 ‘갤럭시 노트8’과 중저가 제품 ‘갤럭시 J’ 시리즈 등 스마트폰 판매량은 늘었지만 단가가 낮은 중저가 제품 비중이 높아짐에 따라 실적은 줄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현상은 삼성전자 스마트폰 전략에 따른 결과이기도 하다. 간판 프리미엄 제품 ‘갤럭시 S’ 시리즈를 매년 상반기 출시하고 하반기에는 프리미엄 제품이면서도 대화면 등 특화 수요층에 집중하는 ‘갤럭시 노트’ 판매에 주력하기 때문이다.
또 현재 140개 이상 국가에 출시된 갤럭시 노트8은 지난 9월 15일부터 한국, 미국, 유럽 등에서 판매가 시작됐지만 3분기 실적에는 대략 보름 동안의 판매량만 반영됐다. 9월 말 출시된 중국 시장을 비롯해 10월 이후 각국에서의 판매량은 4분기 실적으로 집계될 예정이다.
과거 실적을 봐도 삼성전자 IM부문 영업이익은 2015년 2분기 2조7600억원에서 3분기 2조4000억원으로 다소 줄었다. 지난해의 경우는 전작 ‘갤럭시 노트7’이 결함으로 리콜·단종 됨에 따라 영업이익이 2분기 4조3200억원에서 3분기 1000억원까지 떨어진 특수 상황으로 비교가 어렵다.
여기에 갤럭시 노트8 출시 시점 발생한 마케팅 비용도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줬다. 특히 올해는 애플이 아이폰 출시 10주년 기념 전략 제품으로 ‘아이폰X’를 선보이고 LG전자도 제품성을 한층 끌어올린 ‘V30’을 출시하는 등 시장 경쟁이 한층 치열해져 마케팅 비용도 함께 높아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스마트폰 부품인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패널 등 소재 가격이 높은 최근의 시장 상황도 이익률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4분기 시장 경쟁 심화가 예상되지만 갤럭시 노트8 출시 국가 확대화 마케팅 활동 강화 등으로 플래그십 제품 판매를 확대해 전분기 수준의 실적을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노트8의 경우 꾸준히 팔리고 있는 스테디셀러”라며 “4분기는 3분기 보다 (실적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