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눈 간의 시축이 틀어지는 ‘사시’(斜視, Strabismus) 환자의 절반 이상이 9세 이하로 나타났다.
사시는 두 눈으로 볼 때 융합기능으로 눈을 똑바로 유지할 수 있는 잠복사시(사위)와 융합기능이 떨어져 두 눈을 똑바로 유지하지 못하는 현성사시로 나눌 수 있고, 잠복사시와 현성사시가 번갈아 나타나는 경우를 간헐성 사시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2011~2016년 건강보험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사시질환(사위 제외)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2011년 11만 9000명에서 2016년 13만 2000명으로 매년 늘었고, 연평균 2.0%의 증가율을 보였다.
성별로는 남성은 2011년 5만9000명에서 2016년 6만5000명으로 연평균 2.0% 증가했고, 여성은 2011년 6만1000명에서 2016년 6만7000명으로 연평균 2.0% 증가했다.
특히 2016년 기준 연령대별 진료현황을 살펴보면, 9세 이하(6만7000명)가 가장 많았고, 그 다음 10대(3만6000명), 20대(7000 명) 순으로 나타났다. 9세 이하 소아·아동은 전체 환자의 51%에 해당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안과 김혜영 교수는 9세 이하 소아·아동 환자가 많은 이유에 대해 “대부분의 사시의 진단과 치료가 소아기에 이루어진다. 시력 발달이 약 8세 전후로 완성되므로 사시치료를 위한 안경 착용, 수술 등이 이 시기에 이루어진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가정에서도 확인해 볼 수 있는 ‘사시’의 증상에 대해 ▲한 눈이 코나 귀 쪽으로 향해 있거나, 초점이 풀려 보일 수 있고 ▲햇빛이나 밝은 빛을 보면 한 눈을 찡그리는 증상을 보이기도 ▲눈의 피로나 두통을 호소 ▲사물을 볼 때 머리를 한쪽으로 돌리고 보거나 ▲턱을 치켜들거나 반대로 고개를 숙이는 증상, 또는 머리를 한쪽으로 갸우뚱하게 기울이는 등의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또 “일반적으로 소아 사시환자의 경우 환자 자신은 증상이 없이 보호자 혹은 주변 사람들에 의해 발견되는 경우가 많으며, 만일 위와 같은 증상이 보이면 사시에 대한 검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2016년 10세 이하 소아·아동의 연령 1세 구간별로 살펴보면, 9세 아동이 7885명으로 가장 많았고, 6세 7328명, 5세 7273명 순으로 나타났다.
2016년 인구 10만 명당 진료인원을 성·연령대별로 살펴보면 남성은 ▲9세 이하(1367명) ▲10대(638명) ▲70대 이상(151명) 순이었고, 여성은 ▲9세 이하(1608명) ▲10대(729명) ▲20대(109명) 순으로 나타났다.
사시수술 환자가 10세 미만인 경우는 모두 건강보험 급여를 받을 수 있으나, 10세 이후 환자는 전신질환, 안와질환, 눈과 눈 주위 수술, 외상 등으로 사시가 발생해 복시와 혼란시가 있는 경우와 10세 이전에 발생된 사시로 이상두위 현상이 있는 경우에 급여 대상이 된다.
또 사시급여 대상자가 1차 사시교정수술 후 과교정으로 2차 수술을 시행하는 경우도 급여 대상이다.
반면 그 외 시력이나, 시기능의 회복을 기대할 수 없음에도 외모개선을 위하여 미용목적으로 실시하는 사시수술은 비급여 대상이다.
한편 사시의 건강보험 진료비는 2011년 183억원에서 2016년 281억원으로 연평균 9.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입원 진료비는 2011년 89억원에서 2016년 137억원으로 연평균 8.9% 증가했고, 외래는 같은 기간 94억원에서 145억원으로 9.0% 증가했다.
김혜영 교수에 따르면 사시의 원인은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으나 두 눈을 바로잡기 위한 융합력의 이상, 눈 근육이나 안와내 조직의 구조적이상, 조절에 따른 눈모음의 이상 등이 그 원인으로 추정된다.
또 사시는 소아에게 흔한 나타나는 현상으로 국내 소아의 약 2%에서 나타나고 있다. 시기는 종류에 따라 다양하나 영아 사시는 6개월 이전에, 조절내사시(안구가 원시를 극복하려고 조절을 하면서 발생하는 사시)는 18개월경 나타나며, 간헐외사시(한눈 또는 양눈이 교대로 가끔 바깥으로 돌아가는 것)는 3~4세 전후에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시의 치료 목적은 ▲정상적인 시력 발달 ▲양안 시기능 회복 ▲눈의 위치를 바르게 하여 외관을 보기 좋게 하는 등의 세 가지이다.
사시의 비수술적 치료는 굴절이상이 있는 경우 안경을 착용하고, 필요에 따라 프리즘안경을 고려할 수 있다. 또 약시가 동반된 경우에는 이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수술적 치료의 경우 융합상태, 사시각의 크기, 환자의 나이 등을 고려해 결정한다. 사시수술은 안구를 움직이는 근육의 위치를 옮기거나 길이를 조절하여 눈의 위치를 바로 잡아준다.
사시의 종류, 사시각의 크기에 따라 수술하는 근육의 개수와 수술 방법이 결정된다. 출생 직후 나타나는 영아사시는 생후 4-5개월경부터 수술이 가능하며 늦어도 2세 이전에는 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굴절이상으로 인해 생기는 조절내사시는 조절마비 굴절 검사 후 안경착용이 원칙이다. 성장하면서 나타나는 사시는 나타나는 빈도와 사시각을 고려하여 치료시기를 결정하나 수술이 필요한 경우 초등학교 입학 전에 교정해주는 것이 좋다.
성인에서 나타나는 사시의 대표적인 원인은 뇌신경 마비에 의한 마비성 사시, 갑상선질환이나 안와질환에 의한 외안근의 이상, 근무력증과 같은 전신질환 등이 있다. 복시 등의 증상유무와 사시각의 크기에 따라 프리즘 안경착용이나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며, 근무력증과 같은 질환은 전신적인 검사와 약물치료가 필요하므로 성인이 되어 새로 발생한 사시의 경우 원인에 대한 감별이 매우 중요하다.
시력이 완성되기 전에 사시가 나타나는 경우, 시력발달 장애로 인해 약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약시의 치료는 반드시 8세 이전에 이루어져야 한다.
시력에 영향이 없는 경우라 하더라도 사시를 방치하면 양안시 기능장애로 입체시의 저하가 나타나며, 특히 사춘기 청소년의 경우 외관상의 이유로 심리적 위축을 야기할 수 있으므로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조민규 기자 kio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