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유가족이 추가 유해 발굴 사실을 숨긴 해양수산부(해수부) 관계자에 대한 처벌을 촉구했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는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해수부 장관은 장례식을 앞두고 유해발견 사실을 은폐한 이 사태의 중대성을 깊이 인식하고 미수습자 가족을 비롯한 피해자 가족과 국민에게 공식으로 사죄하라”며 “이를 철저히 규명하고 은폐 사태에 관여한 모든 이를 엄중히 문책하라”고 밝혔다.
지난 17일 세월호 선체 진흙 세척 과정에서 유해 1점이 발견됐다. 그러나 김현태 해수부 현장수습본부 부본부장이 은폐를 지시, 미수습자 가족과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에 알리지 않았다는 사실이 22일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났다. 미수습자 가족은 유해 발견 전날인 지난 16일 “가족을 가슴에 묻겠다”며 무리한 수색을 요구하지 않겠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후 지난 18일부터 20일까지 고인의 유품 등으로 장례를 치렀다.
일각에서는 김 부본부장이 추가 수색 요청을 차단하기 위해 사실을 은폐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부본부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 해수부 세월호 인양추진 부단장으로 활동했다. 그는 세월호인양 지연과 미수습자 유실방지망 부실조치 등에 책임이 있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4·16가족협의회와 4·16연대는 지난달 17일 김 부본부장 등 34명을 세월호 진상규명 방해자로 지목, 세월호 관련 업무에서 배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김 부본부장 등은 직을 그대로 유지했다.
이낙연 국무총리와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유해 은폐 의혹에 거듭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 총리는 “세월호 희생자 가족과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정부는 최단 시간 안에 은폐의 진상을 규명해 가족과 국민 앞에 밝히고 책임자를 엄정히 문책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장관도 “책임을 느낀다”며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김 부본부장을 보직에서 해임, 즉각적인 진상조사에 착수할 방침이다.
이소연 기자 soyeon@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