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기자의 건강톡톡] 염증성장질환의 모든 것

[쿡기자의 건강톡톡] 염증성장질환의 모든 것

4주 이상 설사·복통 보이면 대장내시경 필수

기사승인 2017-12-01 00:05:00
혈변 보이면 주저하지 말고 병원 찾아야

크론병, 궤양성대장염과 같은 염증성장질환은 최근 유명 연예인의 투병담이 알려지면서 세간에 많이 알려졌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생소했던 국내 염증성장질환 환자가 최근 꾸준히 증가하고 급격한 의료비 상승의 원인이 되고 있다.

◇염증성장질환, 국내에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인데?

경희대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이창균 교수팀(소화기내과 김정욱, 김효종 교수)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 분석 결과, 2010~2014년 동안 크론병 유병률은 인구 10만 명당 25.8명에서 36.7명으로, 궤양성 대장염은 59.3명에서 69.3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궤양성대장염은 전 연령대에서 높은 유병률을 보이는 반면 크론병은 젊은 연령대에서 유병률이 가장 높았다. 서구화된 식·생활습관의 영향으로 아시아 전역에서 염증성장질환 발생률과 유병률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현상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염증성장질환, 장염과는 어떻게 다른지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이창균 교수는 “설사 증상이 지속되면 흔히 장염을 떠올린다. 감염성 장염은 발열과 복통을 동반할 수 있고 자연적으로 호전되는 경우가 많다. 심한 경우에도 항생제 치료를 병행하면 비교적 빨리 치료된다. 이에 반해 염증성장질환은 만성적인 복통, 설사, 혈변 등이 특징이며 만성염증이 장내에 발생하는 희귀 난치성 질환”이라고 설명했다.

◇염증성장질환의 주요 증상은

지속적인 설사와 복통이다. 증상이 4주 이상 나타나면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 야 한다. 특히, 혈변을 보이면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이 외에도 변을 참지 못해 급히 화장실을 찾는 대변 절박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대표적인 염증성장질환은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다. 궤양성 대장염은 점액이 섞인 혈변이나 설사가 하루에 여러 번 나오고 대변 절박감, 잔변감, 복통이 흔하다. 지속적인 염증은 대장암을 일으키는 위험요인이 된다.

이창균 교수는 “크론병의 초기 증상은 복통, 설사, 전신 나른함, 하혈, 발열, 체중 감소, 항문 통증 등이다. 증상이 진행되면 빈혈이 심해지고 영양실조가 나타날 수 있다. 장염과 유사해 치료시기를 놓칠 위험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장내시경 검사 언제 받아야 하는지

대장내시경을 50대 이후 대장암 검진 때문에 시행하는 검사로 생각해 젊은 연령대에서 가볍게 생각하기 쉽다. 나이와 성별을 떠나 복통, 설사가 4주 이상 지속되거나 혈변을 보이면 주저 없이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대장내시경 검사를 해봐야 한다.

◇증상이 사라져도 약을 계속 먹고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

염증성장질환은 증상이 사라져도 규칙적인 약물 복용과 정기적인 검사가 중요하다. 증상이 없어도 장내에서는 염증이 남아있어 재발하거나 대장암의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느 “최근에는 장내의 모든 염증 제거가 치료 목표이다. 따라서 꾸준한 약물치료와 장내 염증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정기적인 검사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염증성장질환으로 인한 의료비 상승도 예상되는데

최근 5년 간(2010~2014년) 건강보험 재정에서 한국인 염증성장질환의 진단과 치료에 들어간 직접 의료비가 약 2배 이상 증가했다는 국내 의료팀의 연구결과가 국제 학술지에 보고됐다.

한국인 염증성장질환 치료에 소요되는 연간 직접 의료비용은 2010년 약 270억원에서 2014년 584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이와 관련 이창균 교수에 따르면 경희대병원 염증성장질환센터 연구팀은 ▲염증성장질환은 희귀난치성 질환이라서 개인의원보다 대학병원 이용률이 높아지는 점 ▲신약인 고가의 생물학적 제재를 투약하는 경우가 많은 점 등을 급격한 의료비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염증성장질환 완치 될 수 있는지 

이 교수는 “안타깝게도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희귀질환이고 평생 지속되는 질병이다. 하지만 조기 진단과 치료가 동반되면 대부분의 환자는 일상생활에 큰 문제가 없다. 암과 같은 불치병으로 생각하기보다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적절히 치료하고 관리하는 만성질환으로 접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송병기 기자 songbk@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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