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본격적으로 B2B(기업 간 거래) 사업 강화에 나섰다. 전담 부서를 별개 사업본부로 격상·신설하고 전사적 B2B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2018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발표했다. 임원인사는 내년 1월 1일, 조직개편은 1일자로 단행된다.
사장 3명을 비롯해 총 67명에 대한 역대 최대 규모 승진인사와 함께 기존 H&A(생활가전), HE(TV), MC(스마트폰), VC(자동차전장) 등 4개 사업본부 체계에 B2B사업본부가 새로 추가됐다.
기존 CEO(최고경영자) 직속으로 운영되던 B2B부문을 ID(인포메이션디스플레이)사업부, 에너지사업센터 등과 통합하며 단일 사업본부로 확대·격상한 것으로 B2B 사업 강화에 대한 LG전자의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평가된다.
B2B사업본부장은 2015년부터 ID사업부장을 맡아온 권순황 전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맡게 됐다.
권 사장은 1984년 입사 후 미국, 캐나다, 호주, 인도 등에서 해외사업 경험을 쌓고 2010년 B2B에 해당하는 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장을 맡은 바 있어 관련 경험이 풍부한 인물로 꼽힌다.
과거 권 사장이 이끈 비즈니스솔루션 사업본부는 IT(정보기술) 솔루션 중심의 B2B 사업을 주로 맡았지만 이번 B2B사업본부는 타 사업본부의 관련 사업까지 협업을 통해 추진하는 보다 넓은 역할을 맡는다.
B2B사업본부에 통합된 인포메이션 디스플레이, 에너지 사업 외에도 H&A사업본부의 냉난방 공조설비 칠러, 사물인터넷(IoT) 기반 스마트홈 솔루션, VC사업본부의 자동차 전장 등이 LG전자의 대표적인 B2B 영역이다.
B2B사업본부는 이들 전반의 해외 시장 진출 등을 총괄하게 된다. 기존 B2B부문에서 수행하던 지원 역할을 대폭 확대한 것이다.
또한 LG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최근 2년간 에너지·화학 등을 중심으로 B2B 사업에 무게중심을 실어 온 LG그룹 차원의 큰 흐름에도 발을 맞추게 됐다.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의 전자 부품부터 LG화학의 화학·기초소재 등은 LG그룹의 대표적인 B2B 사업으로 LG전자 가전·TV·스마트폰 못지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LG화학, LG디스플레이의 올해 3분기 매출액 6조3971억원과 6조9731억원만 합쳐도 LG전자 4개 사업본부 총 매출 15조2241억원의 약 88%에 달하는 수준이며 LG전자와 LG이노텍·유플러스 등이 보유한 B2B 사업 규모까지 감안하면 그룹 전체적인 B2B 비중은 더 커진다.
특히 에너지 사업의 경우 LG전자의 ESS(에너지저장장치)·태양광 모듈과 LG화학의 전지부터 LG유플러스의 에너지 관리 시스템까지 연결되는 ‘토탈 솔루션’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어 이번 LG전자 조직개편을 통해 계열사 간 시너지 기반이 마련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여기에 구본무 LG그룹 회장 장남인 구광모 상무가 권순황 사장 후임으로 B2B사업본부 ID사업부장을 맡게 돼, 오너 일가 수혈을 통해 B2B 사업본부에 그룹 차원의 힘이 실렸다는 업계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전사적으로 보유한 B2B 역량을 결집하는 대내적 의미와 함께 그룹 차원의 B2B 사업에도 동참할 수 있는 제반 조건을 마련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LG전자는 이번 발표에 따라 하위 각 사업부별 세부 조직개편을 진행하며 구체적인 인원 구성 등을 결정할 예정이다.
김정우 기자 tajo@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