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제354회 국회 제18차 본회의에서 건축 설계와 공사 감리 품질을 보장하기 위해 국가 등 공공기관이 건축사 업무에 대해 적절한 대가를 지급하도록 의무화 하는 ‘건축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이 통과되면서 9일부터 체결 되는 모든 공공발주 공사의 설계 또는 공사감리 용역계약 적용될 예정이다.
우리나라 건축 설계비용은 선진국과 비교해 30~40% 수준으로 매우 낮은 편이다. 이에 건축업계 전문가들은 “건축설계는 건축 기술 수준을 가늠하는 기준이자 지적 재산인데, 적은 대가 지급으로 부실 설계가 이뤄지면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는 것은 물론, 건축산업 경쟁력 역시 갖춰지기 어렵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해왔다.
공공발주공사의 감리비 역시 공사 비용의 3.1% 수준으로 적정 감리비용 6.2%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건축물 시공 과정 전반을 관리 감독해야 하는 감리자들이 적정한 대가를 지급받지 못하면, 부실감리로 인한 부실시공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제도를 개선해 감리자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키워줘야 한다’는 주장이 존재해왔다.
국민의당 정동영 의원은 2016년 7월 대한건축사협회와 ‘제2롯데월드 현장 감담회’를 가진 자리에서 건축물 부실시공 원인과 해법을 모색하면서 “공공기관들이 지급하는 건축물 설계∙감리 비용이 법에서 정한 기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지적하고 “감리 공공성을 높이고, 창의적인 일을 하는 건축 전문가에게 적정한 대가가 지급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정동영 의원은 지난 5월 건축사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하고 공공발주공사 건축 설계와 공사 감리에 적정대가를 지급하도록 의무화하고, 민간발주 공사도 적정대가 지급을 권고하는 규정을 신설토록 했다.
또한 건축주가 건축 인∙허가 업무를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필요 시 관련 업무를 건축사에게 맡길 수 있도록 하는 등의 내용도 포함됐다.
건축사법 개정안 통과를 주도한 정동영 의원은 본회의 직후 “적정 설계비와 감리비 지급으로 부실설계, 부실시공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줄어들고, 시공사-하청업체-감리자 간의 부패 고리가 끊어지길 기대한다” 평가하고 “적정대가 지급으로 건축 설계와 감리 전문가를 위한 전문 일자리가 많아져 청년 실업 해소에도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충기 대한건축사협회 회장도 “공공 건축물의 설계와 공사감리 대가 지급의 의무화, 민간 건축물의 대가 기준 권고는 건축물의 안전과 품격을 확보하는 중요한 의미가 있다” 평가하고 “건축물의 품질과 신뢰성이 제고 되고 건축사 업무에 대한 정당한 대가가 지급 되는 여건이 조성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주=이용철 기자 qnowstart@kukinews.com